공산주의 패망 30년 지난 독일에 레닌 동상이…”서독 최초”

/연합뉴스
2020년 03월 8일 오전 1:59 업데이트: 2020년 03월 9일 오전 10:46

소련과 동독이 무너진 지 약 30년이 지나 독일에 공산주의 혁명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의 동상이 세워진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독일 법원은 최근 서부 겔젠키르헨에 있는 독일마르크스레닌주의당(MLPD) 본부 건물 밖에 레닌 조각상 설치를 허용했다.

1990년 독일 통일 이전 동독 곳곳에 레닌상이 설치됐지만, 옛 서독 지역에 레닌상이 세워지는 것은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MLPD는 레닌 탄생 150주년인 4월 22일 이전에 동상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추진했으나 시 당국의 반대에 부딪혔다.

겔젠키르헨시 당국은 동상이 세워지면 문화재로 지정된 인근의 1930년대 건물의 경관을 해친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제동을 걸었다.

현지 지방의회도 레닌 동상 건립에 반대했다.

마슬레니차 축제기간 전신주에 오르는 한 남성 오른편 배경에 레닌상이 보인다. | AP=연합뉴스

이들은 “공산주의 지도자 레닌은 폭력, 억압, 공포와 인류의 큰 고통을 상징한다”며 “그는 독일의 자유 민주주의 헌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그러나 MLPD의 손을 들어줬다.

MLPD는 “레닌의 환상적인 승리”라며 환영했다.

가비 페히트너 MLPD 대표는 현지 언론에 “겔젠키르헨은 노동자의 도시며 레닌은 이곳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MLPD는 오는 14일 동상을 제막할 예정이다.

이번에 세워질 조각상은 1930년대 소련에서 제작된 것으로, MLPD는 이를 온라인 경매를 통해 체코에서 공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1982년에 탄생한 급진좌파정당인 MLPD는 극단주의적이고 반헌법적이라는 이유로 독일 정보 당국의 감시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