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國師가 밝힌 미국 전복 4대 전략…첫째는 선거 개입

류지윤
2021년 03월 30일 오전 8:55 업데이트: 2021년 03월 30일 오후 4:00

최근 ‘미∙중 전략 철학’을 주제로 한 연설문이 중국에서 해외로 퍼지기 시작했다.

해당 연설문은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진찬룽(金燦榮) 교수가 지난 2016년 미∙중 전략에 대해 연설한 것으로, 중공 정권이 미국을 전복하고 세계 초강대국으로 일어서기 위한 포괄적인 계획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중공의 국사(國師)’, ‘전략적 낚시꾼’이라는 조롱을 받는 진찬룽 교수는 연설에서 미국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몇 가지 수법을 대놓고 말하는가 하면, 세계 제패에 대한 중공의 야망을 숨김없이 털어놓으며 상세한 방법을 제시하고 우세를 분석했다.

진찬룽 교수는 그동안 유튜브에서도 중공이 어떻게 동시다발적인 전략과 일련의 악행을 펼쳐 미국을 전복하고 대(大)중공정권으로 거듭나야 할지를 자주 설파했다.

진 교수가 주장한 방법에는 미국 대선에 개입해 미국 시장을 장악하고, 전 세계의 적을 양성해 미국에 도전하고, 미국의 기술을 훔치고, 중국 영토를 넓히고, 국제기구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진 교수가 2016년 7월 23일과 24일 광저우의 한 호텔 연회장에서 연설한 지 5년 가까이 흘렀지만, 해당 발언과 몇 년간의 중공 당국의 행태는 확실히 따라가 볼 만한 흔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중공 국사’ 디둥셩(翟東升∙진찬룽의 동료)에 이어 중공의 침투와 토벌이 미국을 약화시켰다는 또 한차례의 ‘자백’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진 교수는 “우리는 세계의 리더가 되고 싶다”고도 이야기했다. 그는 “이웃 나라 절대다수가 들으면 소름이 돋고 무서울 것”이라며 중공 지도자 시진핑의 ‘민족 부흥’에 대한 거창한 바람을 설명했다. 진 교수 역시 중공 중앙 통일전선부 특별 초빙 전문가다.

기세로 미국을 압도해 서로 대등한 위치를 선점

진 교수는 연설에서 오만한 태도로 “중국이란 나라엔 14억 1500만 명의 인구가 있고 모두가 똑똑하기 그지없다. 가장 똑똑한 민족이 중국인과 유대인”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또 미∙중 양국을 모두 ‘초대형 국가’라고 표현하며 대등한 지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중국 경제의 부상 비결로 시장(市場)이 미국보다 잘 노는 것과 지방정부라는 두 가지 동력이 있다고 말하면서 “실제로 지방정부는 기업이고, 그(미국)에겐 엔진이 하나, 우린 두 개면 누가 대단한가? 분명 우리가 대단하다. 어차피 2010년 미국은 중국이 자신을 대체할 수 있다고 인정했고, 일본, 유럽, 러시아 전부 가망이 없다. 오직 중국뿐이라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중공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나아가 대만해, 남중국해는 끝났으니 미국은 진짜로 당신(중공)을 존경하게 될 것이고 진정한 ‘라이벌’로 여길 가능성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동거 정부’를 실현하는 것도 좋고 빠른 방법이라며 “중국(중공)이 승리할 때까지 계속 싸우는 것은 느린 방법이고, 중국 문화를 특징으로 시스템을 하나 더 구축한다면, 그 시스템은 오늘날과는 매우 다를 것”이라고 구상했다.

미국을 전복할 전략과 방법

진 교수는 “중국(중공)의 전략은 방어적이지만, 전략의 결과는 공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21세기 국제관계의 ‘결정적 요소’로 미∙중 관계를 꼽으며 “우리가 대항하면 21세기가 대항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외교에서 미∙중 관계의 정체성”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중국의 안보 도전은 내부, 대만, 외교로, 외교가 가장 마지막이다. 하지만 외교에서는 미∙중이 1등”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해 진 교수는 2015년 10월 12일 시진핑이 제27차 정치국 학습을 소집했던 것을 언급했다. 당시 학습의 주제는 글로벌 거버넌스였다. 중공은 외교적으로 글로벌 거버넌스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진 교수는 “우리 중국은 현재 여러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첫째, 조건을 만들어 잘못되도록 하고 어느 날 순시조가 처리하게 하기. 둘째, 바쁘게 만들어 최후엔 우울증에 빠지게 해 스스로 하고 싶지 않게 만들어버리기. 셋째, 미국과 섞어 놓아 때릴 수 없게 해 네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네가 있게 하기 등이다. 우린 지금 따끔한 맛을 보여줄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중공은 현재 미국을 약화시킬 여러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며 “매우 어려운 임무”라고 표현했다. 그는 네 가지 실용적인 전략도 제시했다.

  1. 미국 선거 조작

진 교수는 미국 대선에 중공이 개입해 친(親) 중공 후보가 정권을 잡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하원 의석 경선을 ‘쉬운 목표’로 꼽았다.

그는 “마지막에 가선 모든 미국 의회 하원의원 선거구가 중국에 투자하길 바란다. (그렇게 되면) 중국은 수천 표를 장악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 그의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다음은 진 교수의 강연 원문을 요약한 내용이다.

“사실 미국 의회를 장악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미국 인구는 3억 1200만 명으로, 하원은 435명이다. 평균적으로 의원 한 명의 선거구는 대략 75만 명이고, 이 75만 명의 투표율은 30%에 불과해 20만 정도가 그(의원)의 운명을 결정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두 사람이 팽팽하게 맞물려도 그 격차가 엄청나게 클 순 없다. 결국 1만 표나 수천 표 정도만 모자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천 표만 손에 쥐고 있다면 그(의원)는 당신을 섬겨야 할 것이다. 중국이 잘하면 미국을 사들일 수 있게 될 것이고, 미국 의회를 제2의 상무위원회로 만들 수 있다. 이게 바로 투키디데스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물론 우리에겐 세계의 어지러운 판국을 더욱 발전시키는 등의 다른 사악한 수법도 있다. 미국엔 고질병이 있는데, 다원적이라는 것이다. 서방 국가에서 민주주의 정도가 가장 높다 보니 당연히 다원화에도 국민에게 자유와 발언(권)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공감대 형성이 매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이번 미국 대선 당시 중공의 여성 스파이 팡팡(方芳)이 미국 하원의원을 유혹했다는 소식이 터지자 인터넷 여론은 줄곧 중공 측의 태도를 알고 싶어 했는데, 이 통일전선부 특별 초빙 전문가인 진 교수가 배후의 추진자가 아닌가 싶다.

  1. 미국 시장 장악

미국 내 투자 기회가 상대적으로 좋고 개방적이라는 것 외에도 진 교수는 ‘규모와 투명성, 안정성’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중국 정부가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늘려 중국 상인과 중공 관리들이 추가적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중공은 중국 상인들이 미국 시장을 장악하고, 미국인이 중국에서 자신들의 업무를 발전시키도록 끌어들이기를 원했다.

예를 들어, 진 교수는 마윈의 타오바오를 언급하며 “중국의 모조품 능력은 비길 데가 없어 인류 모조품 역사의 기적을 만들어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마윈이 이런 현상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긴 했지만, 다들 용서해 달라. 우리의 모조품은 수준이 너무 높아 나는 구분을 못 하겠더라. 정품보다 품질이 더 좋기도 한데 내가 어떻게 구분할 수 있겠는가? 이게 실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가 모조품의 저가 시장 점령을 인정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진 교수는 연설에서, 중국인 대부분이 미국 국채를 사들여 중국인이 대신 빚을 지게 한다고 질책하는 동안, 중공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이용해 미국 국채를 대량 매입하고 미국에서 집과 부지를 사들인 진짜 목적을 밝혔다.

진 교수는 “왜 우리나라 외화보유액의 2/3를 미국에 두고 국채와 회사채를 사들였을까?”라고 질문했다. “돈을 버는 거다”라고 답한 진 교수는 미국 정부의 수입은 ‘세금과 국채’ 두 가지지만 중국 정부는 4가지라며 위의 두 가지 말고 땅을 파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진짜로 안 되겠으면 국영기업에 조금 내놓으라고 하면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2008년, 2009년에 8천억이 넘는 미국 국채를 사들이고 주식 시장에서 프레디맥과 패니메이를 최저가로 사들여 돈을 벌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전략으로 중공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팔아 ‘채무 위기’를 촉발하는 것을 들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1조 1000억 달러(약 1245조 5300억)에 가까운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진 교수는 중공의 또 다른 전략으로 ‘미국에 깊숙이 들어가는 것’을 꼽았다. 미국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중공은 워싱턴과 ‘미∙중 투자협정’(BIT) 협상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협정은 2017년까지 10년 동안 “우리가 미국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조건과 함께 우리 국내 자본에도 활로가 생기기 때문에 우리의 자본이 미국에 가면 활로가 있고, 돈도 벌 수 있고, 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협상을 벌였다. BIT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으로 좌초했다.

이 밖에 진 교수는 “위안화 국제화는 달러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는 것”, “나갈 때 현금을 챙길 필요 없이 은련카드(銀聯∙UnionPay)만 있으면 된다”라며 ‘위안화 국제화’를 역설했다.

  1. 미국의 적 육성하기

중공이 틈을 타고 올라가 영미(英美)를 따라잡겠다는 시진핑의 ‘글로벌 거버넌스’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진 교수는 ‘미국의 적 육성하기’ 수법을 내놓았다. 진 교수는 미국에 최소 4개의 적이 있어야 한다며 “테러는 미국의 최대 적”, “미국에 네 명의 적이 있다면 완전히 방향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예로 들며 “전략적 가치가 전혀 없는데도 미국이 6조 달러와 1만 병사의 목숨을 잃게 했다”며 “그 결과 미국은 (중국의 발전을 모른 채) 10년을 허송했고, 중국을 크게 만들었다”고 했다.

  1. 미국에 국제문제 가져다주기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리다)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진 교수는 “세계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미국이 개입해 글로벌 안정을 도모해야 하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미국의 자원을 고갈시켜 중국에 대한 관심을 돌리게 한다”며 미국의 글로벌 집행자 역할 때문에 중공 정권의 전략적 우위를 인정했다.

그는 또 미국과 지루한 협상을 통해 미국을 저지하고 자신을 키우는 효과적인 전략을 원했고, 이러한 협상에서 미국은 중공에 대한 제재 같은 징벌적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며 회담 준비와 수행에 집중할 것이라고 표명했다. 이와 동시에 진지한 협상을 할 의사가 없는 중국 정권은 협상 과정에서 숨통을 터주는 공간을 활용해 중국 국내외 세력을 공고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월 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선임보좌관 매슈 포틴저는 중공의 ‘협상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략적 경제 대화’와 같은 양측의 공식 대화가 이어지면 해당 정권은 ‘시간을 벌고’ 처벌 없이 계속 미국에 대한 경제 공격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진 교수는 미국 기술 훔치기, 남중국해 매립지에서의 중공 영토 확대, 대만 무력 통일, 선도 프로젝트로 글로벌 영향력 구축, 국제기구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미국을 약화시켜 중공 정권을 더욱더 강하게 만들고 세계 제패를 도모하기 위한 전략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