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늘었지만 수요는 줄어…중국 베이징 오피스 공실률 10년만에 최고

한동훈
2020년 10월 1일 오전 11:40 업데이트: 2020년 10월 1일 오전 11:40

신규 공급은 늘었지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면서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1급 도시 오피스텔 공실률이 치솟고 임대료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부동산 중개업체 다이러량항(戴德梁行·DTZ)이 지난달 2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베이징의 전체 오피스 공실률은 16.6%로 최근 10년간 최고를 기록했다.

5대 핵심상권의 A급 오피스 공실률 역시 11.2%로 10년 최고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 전문매체인 경제관찰망에 따르면, 상하이의 글로벌 부동산 중계업체인 가오리궈지(高力国际·Colliers) 조사에서도 베이징의 3분기 오피스 공실률은 17.5%로 전분기보다 약 1%p 상승했다.

공실률은 높아진 반면 오피스 임대료는 떨어지며 부동산 임대 시장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3분기 오피스 임대료는 베이징의 전체가 제곱미터당 월 348.4위안(5만9천원)으로 전분기 대비 2.8% 하락했다.

5대 핵심상권 역시 월 393.2위안(6만7천원)으로 전분기 대비 2.9% 떨어졌다.

또한 중국 전국 금융지구 3분기 임대료 역시 전분기 대비 평균 2.8% 하락했다.

이에 중국 부동산 중계업체들은 임대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면서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부동산 중계업체인 가오리궈지의 옌취하이(严区海) 화베이 지사장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임대료 면제 혜택을 3개월 제공한다”고 밝혔다.

옌 지사장은 “인테리어 공사기간까지 포함하면 면제 기간을 최장 6개월까지 늘려주고 있다”며 “중대형 임대 고객은 6~7개월 면제받은 경우가 많고 초대형 임대 고객은 추가 협의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중국에는 660여개 도시가 있고, 발전 정도와 인구 규모에 따라 1~4급으로 나뉜다. 중국에서는 ‘1선 도시’, ‘2선 도시’라고 부른다.

인구 1만 이상인 1선 도시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4곳뿐이다.

베이징과 함께 1선 도시로 분류되는 광저우에서도 8월 오피스 임대료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으며, 임대 거래도 핵심상권을 제외한 지역에 집중됐다.

선전은 1선 도시 가운데 오피스 공실률로 가장 높았고, 2분기 임대료는 제곱미터당 200위안(3만4천원)으로 베이징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하이의 핵심상권인 따훙차오, 치엔탄, 베이와이탄은 오피스 공실률이 2분기 한때 30%를 넘었고 루자쭈이는 같은 기간 공실률이 25%에 육박했다.

부동산 중계업체인 가오리궈지는 내년 상하이 오피스 공실률이 30%까지 치솟을 것이며 선전 역시 오는 2022년 A급 오피스 공실률이 30%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들 도시에서는 오피스 공급이 과잉돼 임대료가 최대 10%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문제는 부동산 개발사업 난발로 향후 오피스 공급 물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데 있다. 중국 경제가 2~3년 안에 회복되지 않으면 1선 도시 임대 시장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대만의 DTZ는 오는 2023년에 상하이와 선전의 오피스 빌딩 시장 신규 공급량이 현재보다 각각 44%와 60%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