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긁어 없애자… 괄사요법

코난 밀너
2015년 04월 9일 오후 3:07 업데이트: 2019년 07월 25일 오후 4:32

괄사

 

피부를 긁는 것은 경락 자극과 같아서
몸의 저항력을 키워준다

 

중국 의학의 중요 목표 중 하나는 부진한 부분을 개선하는 것이다. 만약 물이 호스를 따라 흐르지 않는다면 꼬인 부분을 풀어줘야 한다. 침술은 장기를 따라 흐르는 기가 막힌 부분을 풀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아샤[괄사(刮痧)·Gua sha]’라고 불리는 기술은 인체 표면에 가까운 부분에 생긴 매듭을 푸는 역할을 한다. 구아샤는 적어도 2000년 동안 사용된 기술로 중국 민간의학에서 가장 습득이 쉬운 방식일 것이다.

침을 놓는 자리나 자오선에 대해 알고 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약간의 설명만으로도 누구나 따라할 수 있으며 매우 효과적이다. 통증과 활동 범위는 단 한 번 치료로 개선한다.

구아샤(刮)는 ‘비비거나 긁는다’는 의미다. 그 과정 또한 목탄을 문지르는 모습과 비슷하다. 이 경우 피부가 종이의 역할을 하며 목탄은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자기 스푼의 부드럽고 뭉툭한 모서리가 된다. 피부에 단단히 대고 문지르면 자국이 남는데 근육 내에 숨어있는 뭉친 부분이 나타나는 것이다. 구아샤의 자국은 밝은 적색에서 어두운 보라색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다쳤거나 구타당한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

그러나 뉴욕시의 퍼시픽 대학 동양 의학 대학원(Pacific College of Oriental Medicine)의 구아샤 강사이자 침술사인 케이틀린 그리노는 구아샤는 “적절한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어떠한 통증도 동반하지 않으며 조직에 손상을 일으키지도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멍을 만들거나 모세 혈관을 손상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하는 것은 모세혈관 상에서 피를 바깥으로 흘러나오게 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구아샤는 다친 부분에 엉겨있는 피를 녹이거나 과도한 사용으로 근육에 쌓인 젖산과 다른 독소들을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문제 요소들이 조직 바깥으로 끌려 나오면서 혈류로 들어가서 체외로 제거되는 것이다.
그리노는 자신의 학생들에게 이 과정을 설명할 때 바닥 깔개 아래에 숨겨진 먼지까지 청소하는 것과 같다고 묘사한다. 그녀는 “밖에서 보면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사실, 문제는 여전히 그 아래에 존재한다. 따라서 이 방식을 통해 흐름을 다시 연결해 주고 몸이 스스로 치료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고이고 막힌 것을 풀어 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도구와 기술

구아샤에 있어서 윤활제는 필수다. 건조한 근육 위에 뭉툭한 모서리를 문지르는 행위는 고통을 수반하며 긴장감을 더욱 심하게 할 수 있다. 부드러운 표면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사람이 호랑이 연고(Tiger Balm)을 사용하는데 이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도찰제로 뚜껑은 긁어내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한다. 구아샤의 도찰제는 긴장한 근육을 풀어주는 기능을 가진 허브와 에센셜 오일을 함유하고 있다. 물론 향유나 연고, 마사지 오일로도 대체할 수 있다. 올리브 오일 역시 조금의 양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준다.

마사지와는 달리 구아샤는 몸을 따라 부드럽게 긁어낼 수 있는 둥근 모소리의 도구가 필요하다. 도구에는 돌에서부터 뼛조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가 쓰인다. 그리노는 물소 뿔로 만든 도구를 좋아하는데 매번 사용 후 깨끗하게 세척하여 소독한다. 위생을 더욱 중요시 하는 현대 추세에 따라 일회용 캡이 점차 크게 사용되고 있다. 구아샤는 주로 등, 목, 어깨 등에 쓰이나 다른 부분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그리노는 “팔뚝도 구아샤를 시행하기에 좋은 부분인데 키보드나 마우스의 장시간 사용으로 인해 수근관 증후군이나 운동 과다 증후군으로 고생하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구아샤는 염증과 울혈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며 수근관 증후군이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이미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통증과 염증을 제거하여 치료에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구아샤는 단독으로도 효과가 있지만 침술을 보완하는 요소로도 쓰인다. 그녀는 “개인이 견딜 수 있는 요소에 따라 구아샤로 시작하여 기초를 닦고 혈류를 풀어준 뒤 침술을 진행하곤 한다. 구아샤를 통해 침술을 진행할 위치가 열렸고 적절히 작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구아샤[괄사(刮痧)]는 짧은 시간 내에 효과가 나타나며
독성이나 부작용이 없고 시술방법이 간단해 배우기 쉽다

 

만성 염증

구아샤는 근육통뿐만 아니라 편두통, 감기, 독감, 기관지염, 기침 등의 문제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등을 통해 폐 뒷부분을 관리해줌으로써 쌓여있는 담을 풀어주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구아샤가 간염 등의 만성 염증 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쓰인다. 미국의 동양 의학 학교에서 사용되는 구아샤 교과서의 저자인 아리야 닐슨 박사는 연구 결과들이 염증이 생긴 간을 치료하는 구아샤의 능력이 상당히 긍정적임을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만약 이 연구들이 사실임이 확정되면 구아샤는 만성 활성 간염을 치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어떤 이들은 구아샤가 만약 약물이었다면 그 영향력을 밝히는 것이 의학적인 돌파구가 되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대기원 시보에 보낸 이메일에서 닐슨 박사는 이 치료가 염증을 줄여주고 장기의 세포를 보호하며, 심장, 폐, 간, 신장, 혈관계 문제 등의 만성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그녀는 용어에 대해서도 조심을 당부하며 “구아샤를 절대 ‘긁어냄(scraping)’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 의미가 잘못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아샤는 긁어내는 것이 아니라 압력을 통해 쓰다듬는 것이다. 중국인들조차 고의적으로 점상 출혈을 일으키는 이 과정을 긁어내는 행위가 아닌 압력을 가하는 치료법이라고 바꿔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사후관리

구아샤는 사실상 부작용이 존재하지 않으며 단 한 번의 치료로 약 4일간 소염 및 면역 보호 효과가 지속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치료 다음 날 등이 파여진 옷을 입지 않도록 주의하자. 갇혀있던 독소들이 혈류로 흘러들었기 때문에 좀 더 깊은 관리가 필요하다. 구아샤 치료 후에는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며, 적어도 24시간은 주류를 멀리하고 치료 부위를 막아 추위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깔개 아래 숨겨져 있던 것을 끄집어낸 것이기 때문에 새어 나올 수 있으며 몸이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몸이 모든 에너지를 사용하여 이를 해결할 동안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