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수출 부진 속 내수 회복 더뎌”…정부, 7개월 연속 ‘경기 둔화’ 진단

이윤정
2022년 12월 16일 오후 12:2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6일 오후 12:45

기재부 ‘최근 경제동향’ 12월호
인플레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 지속
물가·민생경제 안정 위해 총력 대응할 것

정부가 7개월 연속 “우리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고물가에다 지속되는 수출 부진으로 내수 회복 속도가 갈수록 더디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는 12월 16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점차 완만해지고 수출과 경제 심리의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 6월 그린북을 통해 경기 둔화를 우려한 이후 7개월 연속으로 비슷한 진단을 내놓은 것이다.

우선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5.0% 올랐다. 농축산물 가격 하락으로 전월(5.7%)보다 상승 폭이 0.7%p 줄었으나, 지난 5월(5.4%)부터 7개월 연속 5%대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출 관련해선 ‘수출 회복세 제약 우려’에서 ‘수출 회복세 약화’, ‘수출 부진’ 등으로 점차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

11월 수출은 519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 감소했다. 10월 수출(통관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 감소해 2년 만에 감소로 돌아선 데 이어 한 달 만에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이는 반도체·철강 등 주요 품목이 위축된 탓이다.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11개 품목이 감소했다. 증가한 품목은 자동차(31%), 석유제품(26%), 차 부품(1%), 이차전지(1%) 등 4개뿐이다.

경기를 뒷받침하던 내수 회복 속도도 점차 완만해지는 양상이다. 백화점 매출액 및 카드 국내 승인액 증가 폭도 감소했다. 11월 백화점 매출액 증가율은 10월(7.0%)보다 둔화한 1.1%에 그쳤고 카드 국내 승인액은 6.4% 증가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86.5로 전월보다 2.3p 떨어졌다.

고용 관련해서도 부정적 추세가 나타났다. 11월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2만6000명이 증가했지만, 10월(67만7000명) 증가 숫자보다는 감소했다.

정부는 대외적으로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기대하면서 시장 변동성을 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금리 인상과 속도 조절 기대, 중국 방역 조치 완화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다소 완화됐다”면서도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러·우크라 전쟁 향방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14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면서 한국(3.25%)과 미국(4.25∼4.50%)의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1.25%p로 벌어졌다. 한미 간 금리격차가 지난 2000년 10월(1.50%p 차이) 이후 최대폭 수준으로 벌어지면서 외국인 투자 자금 유출로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물가 등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하면서 수출·투자 등 민간 중심의 경제 활력을 제고하겠다”며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경제체질 개선 노력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