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도 포기한 공장 청소부가 ‘치토스 부사장’까지 승진한 비결

김연진
2021년 02월 19일 오후 3:2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20

치토스와 감자칩, 펩시콜라로 유명한 글로벌 기업 ‘펩시코’의 CEO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누구시죠?”

“아, 저는 캘리포니아 공장…”

“공장장이신가요?”

“아뇨, 그게 아니고… 공장 청소부입니다”

공장에서 청소부로 일하던 리처드 몬타네즈의 전화였다. 리처드는 CEO에게 제안할 아이디어가 하나 있다며 직접 전화를 걸었다.

그는 이 전화 한 통으로 ‘부사장’까지 고속 승진했고,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됐다.

PepsiCo

멕시코에서 태어난 리처드는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의 이민자 노동 캠프에서 자랐다. 어렸을 때부터 먹고 살기 위해 포도 농장에서 일해야 했다.

생계를 위해 일만 했던 그는 영어도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고, 결국 학교를 중퇴하고 농장이나 닭 도살장 등에서 일했다.

그러다 치토스와 감자칩으로 유명한 ‘프리토-레이’ 공장의 청소부로 일하게 됐다. 청소부로 일하면서 그는 정말 열심히 근무했다. 청소차를 담당하고 싶다는 작은 꿈도 생겼다.

어느 날이었다. 프리토-레이의 모회사인 ‘펩시코’ CEO가 모든 사원들에게 편지를 한 통 보냈다.

“사원 모두가 회사의 주인인 것처럼 행동하라”

직원들은 이 편지를 보고 대부분 무시하거나,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다. “월급이나 올려주지…”라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았다.

WKNO

하지만 리처드는 달랐다. CEO의 편지에 크게 감동하고, 청소부인데도 정말 회사의 주인인 것처럼 행동하며 열심히 일했다.

그때 기회가 찾아왔다. 치토스 생산 기계에 문제가 생겨 불량품이 나왔다. 치토스에 어떤 가루도 뿌려지지 않은 불량품이었는데, 리처드는 이 불량품을 따로 챙겨왔다.

이후 그는 어떻게 하면 치토스를 더 맛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여러 가지 양념을 직접 제조해 뿌려봤다. 고향인 멕시코의 요리를 응용해, 치토스에 매운 고춧가루를 뿌렸더니 색다른 맛이 탄생했다.

이게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그는 CEO에게 연락해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CEO는 “2주 후 프레젠테이션을 해달라”고 말했다.

리처드는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생애 처음으로 3달러짜리 넥타이를 샀다. 또 직접 만든 매운맛 치토스도 챙겨서 CEO에게 향했다.

인스타그램 캡쳐

결과는 대성공. 열린 마음으로 아이디어 제안을 수락한 CEO는 곧장 생산 라인을 만들어 전 세계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매운맛 치토스는 현재 회사 매출을 책임지는 인기 상품이 됐다. 공장 청소부였던 리처드는 이후 승승장구하며 펩시콜라의 북미 지역 다문화 제품 판매 담당 부사장까지 됐다.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대학생과 기업을 상대로 강연을 하는 그는 떼돈을 벌었고, 사회에 기부도 많이 하고 있다. 3달러짜리 넥타이는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고.

“대학교도 졸업하지 않았고, 심지어 박사 학위(ph.D)도 없이 어떻게 강연을 하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리처드는 이렇게 말했다.

“난 사실 ph.D가 있어요. 가난했고(Poor), 배고파 봤으며(Hungry), 결의에 찼거든요(Determi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