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갑질에 서럽게 우는 배달기사 위로하려고 ‘마감 시간’ 미루며 기다린 사장님

이서현
2021년 01월 28일 오전 9:25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43

우는데 누가 달래주면 더 눈물이 나는 법이다. 그건 다 큰 성인이어도 마찬가지다.

배달 일을 하다 서러운 일을 당한 한 청년도 달래주는 사장님 때문에(?) 더 펑펑 울게 됐다는 훈훈한 사연을 전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제 족발 배달하다 울었음’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공유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최강 배달꾼’

사연은 이랬다.

한 프랜차이즈 족발 업체 배달에 나선 A씨는 고객의 집에 갔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나와보는 사람이 없었고, 전화 연락도 되지 않았다.

열 통 넘게 전화를 했을 무렵, 그제야 받은 중년 여성은 친구 집에 있으니 그쪽으로 배달해 달라고 했다.

새 배달처는 기존 위치에서 2.5km나 떨어진 곳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A씨가 추가 요금이 있다고 안내하며 “다음부터는 사전 공지 없이 이렇게 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 말에 중년 여성은 “안 먹겠다”고 화를 내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A씨는 다시 전화를 걸어 “갖다 드릴 테니 배달차액만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고, “음식이 식는 건 어떻게 보상할 거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애초 적힌 주소대로 배달을 왔고, 전화도 받지 않았던 점을 언급하며 따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그제야 중년 여성은 “빨리 가져다 달라”며 전화를 끊었다.

새 배달지에 가서 벨을 누르니 “우유통 안에 2천 원 있으니까 가져가고 음식 놔두고 가라”고 했다.

동선은 동선대로 엉망이 되고, 시간까지 날렸는데 고객의 대응조차 납득하기 힘들었다.

A씨는 2천 원을 챙기며 온갖 감정이 다 올라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거침없이 하이킥’

그때, 족발집 사장님이 “아직 안 갔느냐?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냐?”며 확인 전화를 했다.

A씨가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울음을 참고서 사정을 설명하자, 사장님은 고생 많았다며 배달비를 2번 빼가라고 말했다.

정중하게 사양한  A씨는 이후 감정을 추스르고 일을 이어갔다.

밤 11시쯤, 일을 마치고 집에 가려던 찰나 콜센터 팀장님이 전화를 걸어 족발집에 한 번 들르라고 했다.

그는 혹시나 아까 일로 혼이 날까 조마조마한 마음을 안고 족발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사장님이 생각지도 못했던 족발과 막국수를 포장해 그의 손에 들려주시는 게 아닌가.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자체발광 오피스’

A씨는 그만 아이처럼 엉엉 울어 버렸다.

사장님은 A씨의 모습에 ‘허허허’하고 웃었고, 괜찮다며 그를 안아줬다.

상황설명을 할 때 울음을 참았다던 그의 기억과 달리, 거의 반 울면서 전화를 하더라는 것.

그날, 사장님은 A씨를 위로해 주고 싶어 밤 9시 마감을 3시간이나 미뤘다고 한다.

A씨는 생각보다 많이 운 것 같아 부끄럽다며, 족발집 사장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사장님 진짜 따뜻하시다 ㅠㅠ” “거기가 어디요?” “사장님과 배달원 모두 좋은 일만 가득하길” “사장님 돈 많이 버세요” “인류애 풀충전”이라며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에 감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