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대신 경비 서는 아파트 주민들, 그런 모습에 눈물 터진 경비원 할아버지 (영상)

김정희
2021년 05월 8일 오전 1:4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03

서울 서대문구의 작은 아파트. 이곳에서는 경비원 대신 주민들이 돌아가며 근무를 하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를 청소하고, 주차 정리를 하고, 심지어 오전과 오후 교대 근무까지. 모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경비원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MBC ‘실화탐사대’
MBC ‘실화탐사대’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된 경비원 할아버지를 대신해서, 주민들이 경비 업무를 보는 상황이었다.

이곳 주민들과 경비원은 가족처럼 애틋한 사이였다. 10년 넘도록 근무하며 아파트를 지킨 경비원 두 분이 있는데, 그중 한 분인 한대수 씨가 갑자기 어느 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걱정이 된 주민들은 한 씨의 근황을 물었다. 알고 보니 한 씨는 췌장암 3기 판정을 받고 암 투병 중이었다.

MBC ‘실화탐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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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도와드려야 한다”

아파트 주민들은 한 씨를 위해 한마음으로 뭉쳤다. 그렇게 자발적인 모금 활동이 시작됐고,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은 한 씨의 치료비로 전달됐다.

또 주민들은 한 씨를 대신해 교대로 경비 업무를 담당하기로 했다. 오전, 오후 교대 근무를 하면서 아파트 단지를 지키고 청소까지 도맡았다.

계절이 바뀔 때면 주민들이 다 같이 모여 단지 대청소도 했다.

MBC ‘실화탐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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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회장은 “10년 넘게 저희를 위해 일해주셨는데, 갑자기 아프다고 새로 사람을 뽑고 해고할 수는 없었다. 그분이 건강해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주민들과 아이들은 “아저씨 꼭 돌아오세요”, “기다릴게요”, “할아버지 웃는 모습 빨리 보고 싶어요”라며 한목소리로 응원했다.

그 따뜻함에 한 씨는 눈물을 터뜨렸다.

MBC ‘실화탐사대’

한 씨의 딸인 한정임 씨는 “주민분들이 ‘아저씨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라고 한 걸 보고 아빠가 저랑 많이 우셨다. 아빠도 그 계기로 항암 치료를 받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치료 잘해서 다시 복귀하자고 용기를 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