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초등학생이 고사리손으로 정성껏 적은 손편지의 주인은 다름 아닌 아파트 경비 아저씨였다.
지난달 26일 한 아파트 주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린아이의 경비초소 방문”이라는 제목으로 관리사무소 측의 보고문이 올라왔다.
이날 관리사무소 측은 “오늘 오후 1시 40분께 어느 초등학생이 경비실로 왔다”고 밝혔다.
아이는 “아저씨~” 하고 말을 걸어왔다. 관리사무소에 있던 경비원은 “무슨 일로 왔어요?”하고 물었다.
“아저씨, 이거요~”
“이게 뭐예요?”
아이가 내민 물건을 받아들며 경비원이 묻자, 아이는 겸연쩍은 듯 머뭇거리다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뛰어가는 앙증맞은 뒷모습을 바라보던 경비원은 아이가 내민 조그마한 쇼핑 가방을 살폈다.
가방에는 음료수 몇 병, 초코파이, 과자 몇 봉, 사탕 몇 개 그리고 손편지가 담겨 있었다.
노트를 반듯하게 잘라 만든 편지지에는 또박또박 힘주어 쓴 감사의 인사가 적혀 있었다.
-경비아저씨께-
안녕하세요? 저는 OO동 OO호에서 사는 OOO에요.
항상 저희를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저번에는 제 자전거 의자를 낮춰주시고 그리고 또 최근에는 제 잃어버린 가방 찾는 것을 도와주셨지요.
또 언제는 제 동생이 휴대폰을 잃어버렸는데 찾아주셨지요.
정말 감사드리고 있어요.
저희는 경비아저씨가 없는 세상에서는 살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감사해요. 사랑해요.
2020년 5월 26일 화요일
-OOO 올림-
색색의 색연필로 ‘사랑해요’라는 말까지 꾸며서 적어 놓은 편지지였다.
관리사무소 측은 “고마워요 꼬마아가씨”라며 따뜻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