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선 통과 직전에 가만히 멈춰 선 운동선수, 메달 잃고도 ‘극찬’ 받았다

김연진
2020년 10월 9일 오전 11:2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31

3위. 결승선만 통과하면 목에 동메달을 걸 수 있었다.

그런데 3위로 달리던 선수가 결승선 코앞에서 멈춰 섰다. 그리고 뒤를 돌아 누군가를 바라봤다. 쿨하게 메달을 양보했다.

경기를 관람하던 관중들은 메달을 양보한 선수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메달보다 더 값진 ‘스포츠맨십’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가 메달을 양보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튜브 캡쳐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2020 산탄데르 철인3종경기’가 열렸다.

이날 3위로 달리던 선수는 제임스, 4위로 달리던 선수는 디에고였다. 디에고는 제임스를 바짝 뒤쫓고 있었다.

그런데 결승선 직전에 문제가 발생했다. 3위 제임스가 코스를 착각해 장애물에 부딪친 것이다. 제임스는 균형을 잃고 쓰러졌고, 그 사이 4위 디에고가 제임스를 추월했다. 순식간에 순위가 뒤바뀌게 됐다.

디에고는 결승선까지 거침없이 달려갔다. 제임스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 고개를 푹 숙이고 낙담한 듯한 모습이었다.

유튜브 캡쳐
유튜브 캡쳐

그때였다.

디에고가 결승선 바로 앞에서 멈춰 섰다. 그러고는 뒤를 돌아 제임스를 바라봤다. 제임스가 도착할 때까지 제자리에서 기다렸다.

이후 두 사람은 뜨거운 악수를 주고받았다. “메달을 양보하겠다”는 암묵적인 제스처였다. 그렇게 뒤따라오던 제임스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3위를 기록했다. 디에고는 그제야 결승선을 통과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4위였다.

현장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3위가 아닌 4위를 향한 박수였다. 디에고는 제임스에게 축하한다며 포옹을 한 뒤 쿨하게 현장을 떠났다.

디에고는 이후 SNS를 통해 당시 상황과 소감을 전했다.

“경기 내내 나보다 앞섰던 선수가 메달을 받는 건 당연하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 부모님께 이렇게 해야 한다고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