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한국서도 터진 중공 천인계획…카이스트 피땀 흘린 기술 유출

한동훈
2020년 09월 15일 오전 9:43 업데이트: 2021년 05월 16일 오후 1:14

자율주행차량 관련 첨단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교수가 구속 기소됐다.

유출된 기술은 레이저 광선을 발사해, 주변을 인식하는 라이다 장비 기술로 자율주행차량의 핵심기술이다. 한국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를 중국에 도둑맞았다.

검찰에 따르면, 기술을 유출한 카이스트 교수는 2017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국의 해외 고급인재 유치 프로젝트인 ‘천인 계획’에 외국인 전문가로 참여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겉으로는 국제 공동연구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외국 대학·기업이 힘들게 얻은 연구 성과 빼먹기인 ‘천인(千人)계획’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천인계획은 2008년 중국 국무원이 세운 해외 고급인지 유치 프로젝트다. 꼭 1000명의 인재만 유치하겠다는 게 아니라 수많은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야심이 담겼다.

현재는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통전부)에서 수행한다. 통전부가 관할하는 건 중국인 유학생을 통솔하는 스파이 조직이기 때문이다.

천인계획에는 기술이전 강요, 소속 대학·기관의 연구성과 절도 요구, 중국 내에 동일한 실험실 설치·운영 등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인 수법이 동원된다. 일단 ‘연구 지원금’이라며 거액을 건넨 뒤, 상대방이 받아들이면 이것저것 요구하는 식이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2018년 11월 발표한 데 따르면, 그 전 2년간 국가 핵심기술을 포함한 첨단기술이 해외 유출된 사례는 총 40건으로 이 가운데 중국으로 유출된 것이 전체의 70%였다. 기술 5000건을 한 번에 유출하려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그 이후의 중국의 기술절도 사례에 대해서는 별다른 집계 발표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이러한 위협에 대해서는 단순히 한국인 연구원의 개별적 일탈 혹은 중국기업 차원의 시도로 여겨져 왔다.

미국은 천인계획을 포함한 중국의 기술절도를 일종의 전쟁으로 여기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패권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중국 공산정권이 훔쳐낸 기술로 상대국 산업을 짓밟아 일자리를 파괴하고 국방력 강화에 이용하면서 군사적 위협을 증대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11월 미국 상원 청문회 보고서에 따르면, 천인 계획은 참여한 과학자들에게 중국을 위해 일하도록 요구하는 계약 조항이 포함된 것이 확인됐다.

이번에 한국에서 기소된 카이스트 교수 역시 중국 대학과 주고받은 연구 계약서에는 ‘연구 성과를 중국 정부에 귀속시킨다’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국무부는 미국 대학들에 교수·연구원들의 중국 자금 수령 여부를 확인하도록 요청하는 한편, 중국 군부와 연계된 중국인 유학생·연구원의 비자를 취소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중국의 스파이 사건이 현재 10시간마다 한 번씩 새로운 사건 수사를 해야 하는 수준으로 그 빈도와 위협성이 높아졌다고, 미 의회에서 밝힌 바 있다.

한국도 대학·연구소 내에 들어온 ‘차이나 머니’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