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정말 너무하다”…택배기사 아버지의 휴대폰을 본 딸이 충격받아 오열한 사연

김연진
2019년 11월 13일 오후 2:21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51

빗물에 미끄러져 허리를 다치신 택배기사 아버지의 일을 도와주던 26살 여성이 울분을 터뜨렸다.

어느 날 우연히 본 아버지의 휴대폰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었다.

사연에 따르면, 아버지를 도와 아파트 택배 배송 업무를 함께하던 여성 A씨는 택배 물품들을 담은 수레를 끌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그때 엘리베이터에 아이 2명과 아이 엄마 3명이 함께 올라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그중에서 한 아주머니가 A씨를 빤히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이에 A씨는 자리가 좁아 그런 줄 알고 택배 물품을 챙겨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그때 아주머니가 “혹시 우리집 택배 있으면 지금 주세요”라고 말했고, A씨는 “지금 바로 찾아드리려면 시간이 좀 걸려서, 순차적으로 가져다드리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잠시 후 그 아주머니네 집으로 향한 A씨는 “착불비 3천원을 내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요즘 누가 현금 쓰냐. 카드 안 되냐. 계좌번호를 문자로 보내 달라”고 말했고, A씨는 “알겠다”라고 답한 뒤 아버지께 부탁해 아주머니에게 계좌번호를 보내야 한다고 일러두었다.

이후 며칠이 지났고, A씨는 완전 그 일을 잊고 살았다고 고백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그런데 주무시던 아버지의 휴대폰에 계속 알람이 울리자 이상하게 생각해 잠시 확인해본 A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

아버지가 그 아주머니에게 “죄송하다”며 사과의 문자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문자에서 아주머니는 “죄송하다는 말 듣기 싫다. 그날 왔던 사람(A씨)에게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지적했다.

알고 보니, 아주머니는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A씨의 아버지에게 계속 불만을 제기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아주머니는 “계좌번호를 달라고 하니 배송기사가 위아래로 훑어보고, 휙 가버렸다. 너무 불쾌했다”고 분노했고, A씨의 아버지는 그저 “죄송하다”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A씨는 “아주머니가 저희 아버지의 맞춤법까지 지적하면서 화를 냈다. ‘그깟 몇천원 때문에 이러는 것 같냐’, ‘사람 무시하냐’ 등 모욕적인 말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눈물이 흘러 더이상 아버지의 핸드폰을 볼 수 없었다는 A씨. 결국 직접 아주머니께 찾아가 머리를 숙여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고백했다.

A씨는 “그동안 아버지가 택배업을 하시면서 얼마나 마음을 다치고, 인격 모독을 당하셨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라며 “아버지는 ‘괜찮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눈물이 너무 쏟아졌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