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나 고구마를 좋아해요” 스님만 몰랐던 절밥 4년 차 심돌이의 반전 식욕

이서현
2020년 03월 9일 오전 9:56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03

절밥 4년 차인 심돌이를 아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욕구나 식탐 같은 것도 없고…먹으려고 하지도 않고…”

지난달 28일 유튜브 채널 ‘SBS TV동물농장x애니멀봐’에는 전주 남고사에 사는 개 심돌이의 영상이 게시됐다.

제작진은 자타공인 무소유와 무식욕의 삶을 실천 중이라는 녀석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심돌이는 절에서 무념무상의 상태로 잘 움직이지도 않았고, 먹는 것에 욕심을 부리지도 않았다.

절을 오가는 신도들은 그런 녀석이 “전생에 스님이었을 것이다”라고 말을 하기도 했다.

녀석이 좋아한다는 삶은 감자나 사료를 갖다줘도 녀석은 통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유튜브 채널 ‘SBS TV동물농장x애니멀봐’

절에서 하는 것이라고는 햇볕이 드는 구석에 누워 쓰러지듯 잠을 자는 것이 전부였다.

사람들은 그런 심돌이가 안쓰럽기만 했다.

녀석이 유일하게 하나 더 좋아하는 것이 바로 산책.

유튜브 채널 ‘SBS TV동물농장x애니멀봐’

아니나 다를까. 누워있던 심돌이는 다급하게 절을 뛰쳐나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한 신자는 “산에서 뛰어놀고 혼자 산책하는 걸 좋아해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녀석이 달려간 곳은 2km나 떨어진 시장에 있는 한 음식점 앞이었다.

유튜브 채널 ‘SBS TV동물농장x애니멀봐’

녀석은 그곳에서 익숙한 듯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무언가를 기다렸다.

곧 주인이 그릇 한가득 고기를 들고나와서 녀석에게 내줬다.

감자를 좋아한다던 녀석의 반전 식성에 제작진은 “어우! 되게 잘 먹네요”라고 놀랐다.

주인은 “잘 먹어. 이거 하나 갖곤 안돼. 두 개는 줘야돼”라며 “집에서 밥을 안 주나?”라고 걱정스럽게 쳐다봤다.

그렇게 두둑이 배를 채우고 절로 돌아왔는데, 녀석의 밥그릇에는 감자 두 알이 놓여있었다.

녀석은 저녁에 다시 근처 한옥마을로 달려가 상인들에게 음식을 얻어먹었다.

유튜브 채널 ‘SBS TV동물농장x애니멀봐’

알고 보니 심돌이는 일대에서 오로지 고기만 찾는 ‘고기쳐돌이’이로 유명했다.

다시 절로 돌아오는 녀석의 묵직한 발걸음을 보니 그동안 고구마나 감자만 먹은 덩치는 아니었다.

녀석의 속사정을 모르는 큰스님은 외출에서 돌아온 녀석이 배가 고플까 봐 감을 깎아서 녀석 앞에 놔줬다.

유튜브 채널 ‘SBS TV동물농장x애니멀봐’

녀석은 심드렁한 모습을 보였고, 이게 무식욕이 아니라 배가 불러서라는 건 절에 있는 누구도 모르는 비밀이었다.

누리꾼들은 심돌이의 이중생활에 “고기 먹을라고 먼 길 걸어서 속세로 ㅋㅋㅋ” “감 주니 나라 잃은 표정” “일일영식인데 살은 찌고ㅋㅋ”라며 빵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