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어려움 안고 있는 미국과 중국…무역전쟁 곧 끝날 것

허칭롄(何淸漣)
2019년 03월 11일 오후 1:46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0

미·중 정상들은 오는 27일, 트럼프가 소유한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양자 무역협상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농산물과 화학제품, 자동차 등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와 기타 규제 완화를 제안했고, 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해 실시한 제재 가운데 대부분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중국은 행정수단으로 외국 기업의 기술 이전을 강요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 포함된 <외국인 투자법 초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중 양국 모두 국내적으로 난제에 직면해 있기에, 가능한 한 빨리 무역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지적했던 <미·중 무역전쟁 : 시작은 쉬워도 끝내기는 어렵다>에서 밝힌 나의 분석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미국은 정치적으로 난제에 직면해 있는데, 미국의 어려움이 마침 중국에 어려움을 해결할 기회를 준 것이다.

중국의 어려움, ‘경제’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래, 중국은 3월에서 9월 사이 실제로 큰 손해를 보았다. 전 세계 산업 사슬을 재정비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실업자가 급증했고, 지적재산권을 훔칠 의도로 수년간 계획해 온 ‘천인계획(千人計劃·중국의 해외 고급 인재 유치 프로그램)’이 거의 수포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스타급 인물인 장서우청(張首晟) 스탠포드대 교수가 자살했고, 20여 명이 기소됐다. 또한 ‘천인계획’ 참여자 상당수가 조용히 중국으로 돌아갔으며 미국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쥐죽은 듯 가만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국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보이콧 당하고 있는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晚舟) 재무최고책임자는 캐나다에서 체포된 후 미국에 인도될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미국에서 수십 년 계획하에 겨우 양성한 ‘판다허거(Panda Hugger·친중파)’도 더는 중국을 위해 워싱턴에서 공개적인 로비활동을 벌이지 못하고 가만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태산처럼 무거운 압박 속에서, 중국은 민주당이 2018 미국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후 트럼프가 불리한 정세에 처하게 되면, 중국이 비교적 적은 손실로 무역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중간선거가 끝날 때까지 지연전술을 썼다. 중간선거 결과는 중국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민주당은 버니 샌더스를 이용해 사회주의자 전부를 민주당에 입당시킴으로써 하원을 탈환했다. 이로써 트럼프는 민주당의 각종 비난과 괴롭힘 속에서 매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여러 가지 압력에 직면한 채 2020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그로 인해 미·중 무역전쟁을 빨리 해결할 수밖에 없다.

중국 고위층은 경제가 정권의 명맥(命脈)임을 알고 있고, 시진핑(習近平)도 자신의 정치적 적수가 그의 실수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중국은 트럼프가 체면을 잃지 않고 무역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백악관에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요구하는 금융 개방과 기술 이전 강요 문제와 관련해 연이어 정책 법규 조정에 들어갔다.

먼저 2018년 4월, 중국 은행감독기관인 은보감회(銀保監會)는 외자은행의 시장 진입을 더욱 완화한다는 통지를 발표했다. 은보감회는 중국계 은행과 금융자산 관리 회사에 대한 외자 지분율 제한을 철폐한다고 발표함과 동시에, 외자은행이 중국에서 대리발행, 대리지불, 국채발행대행업무 등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또한 외자 보험회사의 외국인 지분 한도를 51%로 확대하고 3년 후에는 제한을 없애며, 외국 은행의 ‘예금 유치’ 문턱도 50만 위안(약 850만 원)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8월에는 종전의 ‘외자3법’을 대신하는 <외국인 투자법 초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징수와 보상, 지적재산권 보호 및 출자, 이윤, 자본수익 등의 자유로운 송금 규정과 함께, ‘이후 행정수단을 이용해 기술 이전을 강요할 수 없다’는 특별 규정을 두었다. 이로 인해 중국에 대한 외국 자본의 신뢰가 높아지자 금년도 외자 투자도 40% 증가했다.

또한 중국을 버리고 미국으로 가야 한다고 큰소리쳤던 궈타이밍(郭台銘) 폭스콘 회장도 최근 중국에서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상의 조정에다가 미국산 제품의 구매 확대,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적자 감소에 대한 약속까지, 이는 모두 중국이 트럼프 미 대통령이 체면을 잃지 않고 무역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발판을 놓아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초연(硝煙)이 자욱한 워싱턴 캐피탈힐

미·중 무역전쟁 초기, 트럼프의 가장 큰 방해물은 중국이 아닌 미국 내 여러 이해집단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한 해 동안의 미국의 국내 정국은 내 예상대로였다.

미국의 정치자금 관찰사이트인 오픈 시크릿(Open Secrets)의 1999~2014년 동안 힐러리가 모은 자금 출처에 대한 통계에 따르면, 가장 많은 기여를 한 주요 업종은 법조계, 금융계, 부동산, 여성인권단체였다. 2016년 기부처 1위는 증권과 투자회사로, 7800만 달러(약 884억 원)에 달했다. 여기에는 1천만 달러(약 114억 원) 이상씩을 기부한 여러 헤지펀드와 소로스 소유 펀드가 포함됐다.

미국 월스트리트를 대표하는 세력(투자산업, 금융계, 다국적기업)들은 대체로 트럼프의 대중 무역전쟁을 반대했지만, 일단 무역전쟁이 시작되면 트럼프의 표밭인 미국의 농업지역이 가장 먼저 피해를 본다는 사실 때문에 민주당은 전원 찬성했다. 실제로 무역전쟁 이후 트럼프에 대한 농업지역의 지지가 떨어졌고, 이는 이미 공화당과 2018 중간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만약 2020 대선 때까지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농업지역의 불만은 민주당에 더욱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민주당이 무역전쟁에서 중국에 양보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다.

이와 동시에, 미국 민주당은 트럼프에 대한 정치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 트럼프가 임명한 브렛 카바노(Brett Kavanaugh) 대법관은 확인할 수 없는 35년 전의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후, FBI 조사를 통해 결백을 입증했다.

또한 민주당은 그들의 강력한 무기가 된 오바마가 남긴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빌미로 트럼프를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하곤 했는데, 중간선거 후 신민주당 의원들은 더욱 자주 이를 들먹거리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는 3500만 달러(약 398억 원)가 들었는데, 민주당은 여기에서 얻은 좋은 카드를 쉽게 쓰지 않고 있다가 중요한 때에 트럼프를 공격했다. 트럼프가 하노이에서 김정은과 회담을 하기 하루 전날, 민주당은 돌연 다음 날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국회청문회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언론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엄청난 ‘사실들’을 폭로할 것이고 트럼프가 탄핵으로 곧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국 대통령의 중요한 외교적 회담이 있는 날 청문회를 여는 것은 치밀하게 계산한 것이다. 2년여 동안 계속된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3500만 달러의 공금이 들어갔다. 러시아 스캔들을 진짜로 만들기 위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은 트럼프 선거팀 안에서 몇몇 돌파구를 물색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오랜 친구인 로저 스톤(Roger Stone)과 조력자이자 보수 작가인 제롬 코시(Jerome Corsi)는 모두 뮬러가 제안한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을 거부했으며, 감옥에 가더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코언은 개인 탈세와 은행 사기 및 선거 자금 규정 위반 등으로 약점이 잡히자, 처벌을 가볍게 하기 위해 국회 청문회에서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비난했다. 뮬러는 코언에게 트럼프의 ‘러시아 스캔들’에 관한 증거가 없지만, 코언이 트럼프의 명예를 더럽혀주기만 하면, 그것이 ‘악취탄’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 ‘악취탄’을 일부러 북미정상회담 날을 골라 터트리고 미리 소문을 낸 목적은 북한과 중국에 ‘트럼프는 약한 대통령으로, 언제든 탄핵당할 수 있으니 그와의 계약은 무의미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었다. 결국 민주당의 바람대로 코언은 트럼프와 러시아를 연결 지을 만한 증거가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자, 사기꾼”이라고 비난했고, “트럼프의 대선 출마는 미국이 아닌 자신의 브랜드를 위대하게 만들기 위함”이라고도 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성과도 없이 끝났다. 민주당의 척 슈머(Chuck Schumer)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하원의장은 모두 이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슈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협상에서 성과를 안 낸 것은 잘한 일이다. 관심을 끌기 위해 북한과 말도 안 되는, 큰일 날 협상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나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받는 압력이 너무 커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안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까 봐 항상 우려했다”고 했다. 펠로시도 “대통령이 북한에 별로 좋은 제의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외교는 내정의 연장선에 있고, 어느 나라도 내부 정쟁이 치열한 가운데 정무 주관자가 외교를 성공시킨 전례가 없다. 더구나 지금 트럼프는 평범한 정쟁이 아니라 갈수록 좌 편향적이고 사회주의화 되는 민주당과의 정쟁에 봉착해 있다. 또한 미국이 앞으로 자본주의로 갈 것인지 사회주의로 갈 것인지를 놓고 이데올로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본인과 공화당, 그리고 미국의 장기적인 이익 모두를 위해, 트럼프는 일단 모든 대외 분쟁을 접고 2020 대선에 집중해야 한다.

미국 민주당 및 뉴욕타임스 같은 언론은 미국이 무역전쟁에서 그다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그들을 제외한 세계의 모든 나라는 미·중 무역전쟁이 가능한 한 빨리 끝나 더는 두 나라 사이에서 줄을 설 필요가 없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이제 무역전쟁을 끝내는 것이 미국과 중국 모두에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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