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대주교 “바이든, 독실한 신자 아냐…낙태 지지는 교리 위배”

이윤정
2021년 02월 22일 오후 6:47 업데이트: 2021년 02월 22일 오후 6:47

가톨릭 대주교가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고 부르는 것을 멈춰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 캔자스주 캔자스 교구의 조셉 나우만 대주교는 최근 가톨릭 월드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낙태 지지 정책이 가톨릭 교리에 어긋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언론과 기자들은 바이든을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묘사한다. 지난해 대선 기간 바이든 캠프는 그가 독실한 가톨릭 신자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든은 낙태권을 지지해 가톨릭교회의 교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책을 펼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가톨릭 교리에 따르면 낙태는 인간 생명을 해치는 중범죄로 낙태하는 자는 가톨릭교회에서 자동으로 추방된다.

미국 가톨릭주교회의 생명지원활동위원회 의장인 나우만 주교는 바이든이 자신의 종교에 대해 좀 더 성실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우만 주교는 “그가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교회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며 자신의 행동이 교리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성실한 태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바이든의 낙태 지지 정책은 주교들의 역할을 빼앗고 사람들을 어지럽힐 것”이라며 독실한 가톨릭 신자가 낙태를 지지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나우만 주교는 “그는 자신이 가톨릭 신자라고 주장하지만, 세금으로 낙태를 지원하도록 강요할 것”이라며 “그(바이든)가 자신을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고 말했을 때 우리 주교들이 그를 바로잡아 줄 책임이 있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대통령에게 권력과 권위를 부여했지만, 가톨릭 신자가 된다는 게 어떤 것이고 가톨릭의 도덕적인 가르침이 무엇인지는 그가 정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취임 후 해외 낙태 관련 기관을 지원하도록 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또 낙태법과 관련한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 48주년을 맞아 이 재판을 존중하는 판사를 임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이 판결을 법전에 성문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1973년 미국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사생활에 대한 기본권의 일종으로 인정하면서 낙태를 최초로 합법화한 판결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생명보호규칙’ 을 뒤집기 위해 미국 보건복지부(HHS)에 ‘타이틀 X 가족계획 프로그램’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생명 보호규칙은 타이틀 X 가족계획 보조금을 받는 의료시설이 낙태를 수행하거나 홍보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