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전한 선거” 주장한 안보국 국장 해고…트럼프 “부정확한 발언”

이서현
2020년 11월 18일 오후 9:52 업데이트: 2020년 11월 19일 오전 1:5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 크렙스 미 국토안보부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 국장을 해임했다. 크렙스 국장이 2020년 대선을 “미국 역사상 가장 안전한 선거”으로 규정한 지 닷새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크렙스 국장의 지난 11월 3일 대선 보안에 대한 발언이 “매우 부정확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0년 선거 보안에 관한 크리스 크렙스의 최근 발언은 사망자 투표, 참관인들에 대한 선거사무소 출입금지, 트럼프에서 바이든으로 표를 바꾼 투표 기계의 오류, 늦은 투표 등 대규모 부정행위와 사기가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부정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크리스 크렙스는 CISA 국장에서 해임됐다. 즉각 발효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크렙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복무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우리는 제대로 해냈다. 오늘을 막아, 내일을 안전하게 했다”고 썼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대선 캠프 대변인은 “크리스 크렙스는 진실을 말한 이유로 해고될 것이 아니라, 우리 선거를 보호하는 데 헌신한 일로 칭찬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9일을 기점으로 트럼프 캠프는 이번 대선의 부정의혹을 제기하는 본격적인 소송에 돌입했다.

그 사흘 뒤인 12일 CISA는 선거인프라에 관한 정부 및 민간 위원회와 합동 성명을 내고 “11월 3일 선거는 미국 역사상 가장 안전한 선거였다”며 “현재 전국적으로 선거 관리들이 선거 결과를 확정하기에 앞서 선거 과정 전체를 검토하고 이중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동 성명에 참여한 정부 위원회인 GCC와 주로 선거 장비 업체들로 구성된 SCC는 “표가 삭제됐다거나, 분실됐다거나, 바꿔치기 됐다거나, 또는 어떤 형태로든 손상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Trump speaks in the Rose Garde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Evan Vucci/AP, 연합

합동 성명에서는 “2020년 대선에서 결과가 접전으로 나온 주는 모든 투표에 대한 서류기록이 남아 있어 필요할 경우 전부 다시 개표할 수 있다. 보안성과 회복성을 위해 부가한 혜택”이라며 “이러한 절차로 실수나 오류를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법무팀은 현재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미시간 등 핵심 경합주에서 각종 선거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다수의 소송을 제기했다.

○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 결정적인 개표 시기에 공화당 참관인은 개표소에서 배제됐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곳의 주무장관은 이런 의혹을 부인했다. 주무장관(주 국무장관)은 주지사에 이어 2인자다. 단 선거 관련 업무를 대부분 담당하므로 선거 때 종종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위스콘신— 전면 재검표를 추진 중이다. 위스콘신에서는 재검표 비용으로 790만 달러(약 87억원)가 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캠프 측은 신청 여부를 고민 중이다. 위스콘신에서는 1%포인트 차 이내로 패배하면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다. 단 비용은 요구한 측이 내야 한다. 신청 마감은 18일 오후 5시까지다.

○ 조지아 — 전면 재검표 중이다. 마감 예정일은 18일 오후 11시 59분까지다. 선거 감사차원에서 수개표로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개표되지 않은 표 수천장이 2개 지역에서 발견돼 선거 관리 부실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 애리조나 — 트럼프 캠프, 애리조나 공화당, 공화당 전국위원회 등 3개 단체가 공동으로 수개표 재검표를 요구하며 그전까지 선거 결과 확정 선언을 미뤄 달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최근 며칠간 크렙스 CISA 국장은 선거 보안 전문가 겸 암호 연구자인 매트 블레이즈(Matt Blaze) 펜실베이니아 컴퓨터사이언스 교수의 트위터 글을 리트윗해왔다.

매트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사기에 관한 믿을만한 증거는 아무것도 없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고 있다.

크렙스 CISA 국장은 매트 교수 글을 퍼나르며 부정선거 의혹을 격추하고 있는 셈이다 .

백악관과 CISA는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즉각 반응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