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두배 뛴 호주산 철광석, 자기 발등 찍은 중국

2021년 05월 25일 오후 4:36 업데이트: 2021년 05월 25일 오후 7:56

중국이 호주를 상대로 일으킨 무역전쟁으로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면서 호주산 철광석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국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최근 2개월간 국제 철광석 가격은 호주-중국 갈등 등 외래적 요인과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0년 톤당 120달러선에서 거래되던 철광석은 한때 230달러로 2배 이상 올랐다. 21일 기준 가격은 214달러다.

철강업은 중국의 주요 원재료 공업 중 하나다. 건설, 자동차, 가전, 기계, 조선 등은 철광석 가격의 폭등으로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침체됐던 각국 기업활동이 서서히 회복되면서 철광석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세계 철광석 주요 수출국인 호주와 브라질의 생산력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브라질 최대 철광석 공급사 발레(Vale)의 철광석 생산량은 6804만5000톤으로, 전월 대비 19.5% 감소했다.

현재 브라질과 호주의 4대 광산이 전 세계 철광석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으며, 중국은 지난해 수입한 철광석 11억7000만톤 중 약 60%인 7억톤이 호주산이었다.

중국은 첨단 산업에 들어가는 핵심 원료인 희토류에 대한 수출 제한을 발표하며 자원 무기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미국과 호주 등 세계 각국은 공급처를 다변화하거나 직접 생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2015년 자료에 따르면 세계 희토류 매장량은 1억3천만톤이며, 세계 1위인 중국은 매장량 5500만톤으로, 전 세계 공급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 간의 경쟁 등으로 인해 희토류 무기화는 3월에야 가동되기 시작했다.

중국 국무원 공업정보화부의 샤오야칭 부장은 지난 3월 1일 “중국 희토류가 희소하다는 ‘희’의 가격이 아니라 ‘흙’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며 정부가 직접 관리하기로 하고 생산력 감축도 시사했다.

이후 희토류 가격이 올라가고 있지만, 철광석의 가격 상승폭에 비하면 화력이 충분하지 않아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산둥대 출신의 금융학자 스링(司令)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충분히 반성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중국의 희토류 산업은 세계 희토류 분야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희토류 관련 기업들은 숫자도 적고 규모도 작고 강하지 않다. 품질도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은 철광석 수입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서아프리카 기니 광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철도, 항만 등 인프라 건설이 선행돼야 해 호주산 철광석 의존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한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