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고위층 ‘중공 생체장기적출’ 진실 앞에 침묵… ‘공모자들’ 되나

Lee Jisung
2012년 11월 2일 오전 10:47 업데이트: 2024년 01월 21일 오전 1:48

프레스센터, 캐나다 전 장관-국제인권변호사 기자회견 일방적 거절… 中 눈치?
박원순 시장, 중공 생체장기적출 폭로한 인권단체 면담 거절… 친中 인사 만나

진실 앞에 비겁한 韓 고위층과 언론재단

“진실은 국익이다. 한국의 故 김근태 민주열사도 ‘진실은 국익이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중공 생체장기적출에 대한 기자회견을 프레스센터에서 하지 못하고 이렇게 길거리에서 해야 한다는 사실이 황당하기만 하다. 이것이 바로 (중국의 압력에 굴복한) 한국정부의 현주소가 아닌가 한다.”

데이비드 킬고어 캐나다 전 국무장관이 지난 1일 프레스센터 앞에서 한 말이다. 그는 데이비드 메이터스 국제인권변호사와 함께 ‘중공의 생체장기적출’ 실태의 ‘진실’을 폭로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으나 국회의원, 시장 등 한국 고위층 인사와 언론재단으로부터 외면당하는 황당한 일을 겪어야 했다.

이들은 하루 전인 10월 31일 코리아나 호텔에서 생체장기적출에 관한 국제세미나를 연데 이어 1일 오전 11시 서울 프레스센터에 19층 매화1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기로 일정이 잡혀있었다.

하지만 프레스센터의 일방적인 거부로 기자회견이 취소됐다. 결국 프레스센터 앞 도로에서 기자회견을 가져야 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행사의 성격이 프레스센터와 맞지 않다는 것이 취소 이유라고 한다.

기자회견 하루 전 31일 오후, 프레스센터 측에서는 핸드폰 문자로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해 왔다. 이어 취소했으므로 기자회견을 할 수 없다는 문자가 재차 발송됐다고.

이에 대해 킬고어 전 장관은 “캐나다에서는 어떤 단체나 기관이든 심지어 의회에서도 기자회견을 할 수 있다”며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지 못한다는 게 모순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고, 황당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프레스센터에서 끝나지 않았다. 킬고어 전 장관과 메이터스 변호사는 방한 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서울시장 등과 면담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박원순 시장, 中 인권 외면하고 친中 인사 만나

먼저 킬고어 전 장관 일행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실(위원장 오제세, 민주통합당)로부터 2회에 걸쳐 10월 31일 열린 ‘중공 생체장기적출’을 고발하는 국제세미나에 반드시 참석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참석 요청에 2번이나 적극 화답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행사 전날인 30일, 오 위원장 측은 지방일정 등을 이유로 세미나에 참석할 수 없다는 불참 통보를 해왔다. 킬고어 전 장관 측에서 이유를 물었으나 무조건 만날 수 없다고 한 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또한, 킬고어 전 장관은 30일 서울시의회를 방문, 시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서울시장을 5분만이라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시의원 요청으로 31일 오전 잠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하지만 당일 밤 늦게 박원순 시장 측에서 갑자기 연락이 와 “시장이 바빠서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다”는 통보를 해왔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박 시장은 31일 오전 9시 30분 친 중국 성향의 장예모 감독을 30분간 만났고, 오후 2시 한의사협회장과 만났으며, 특별한 공식일정이 별로 없었다. 마음만 있었다면 충분히 킬고어 전 장관 일행을 만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장예모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총감독을 맡는 등 친정부 인사로 분류된다. 또한, 중국 공산당 체제를 선전하는 상업영화를 만드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때문에 중국 공산당에 반대하는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킬고어 전 장관은 “시장이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공직자들의 처신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제적인 명사와 면담일정을 잡았다가 함부로 취소하는 것은 사실 엄청난 외교적 결례에 속한다.

양심 버린 대한이식학회 의사들

대한이식학회에서도 이들을 반기지 않았다. 중공의 생체장기적출에 대해 각국의 의사협회는 진상조사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이식학회는 이들의 협조 요청에 ‘외교문제’를 이유로 거절했다.

이에 대해 중공 생체장기적출 진상조사위원회 대표 이승원 의학박사는 “이식학회 이사장을 만나 협조를 부탁했으나 복지부 공무원 이야기를 하며 외교문제가 생길 수 있어 국가 차원에서 이를 조사할 수 없다”며 일언지하에 협조거절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는 중국과 대한이식학회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어 자료출처가 이식학회가 되면 관계가 나빠질 염려가 있다고 했다고. 이 대표는 대한이식학회 정회원 등록도 갑자기 취소됐다.

中 대사관, 국내 공연도 좌지우지… 세계적인 션윈공연도 못해

킬고어 전 장관은 이번 한국방문에서 겪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한국정부가 중공세력에 동조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이는 한국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킬고어 전 장관 측 오세열 법학박사는 이에 대한 근거로 “동양의 전통문화를 복원하여 국제사회로부터 최고로 평가받는 미국 션윈예술단에게 공연장 대관을 거부한 사건, 파룬궁 수련자 난민 10명을 생체장기적출 위험이 있는 중국으로 강제 추방한 사건 등은 모두 이 같은 중국대사관의 압력으로 인한 것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션윈예술단은 세계 3대 공연장 중 하나인 미국의 링컨센터에도 오르는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단으로 중공이 파괴한 중화전통문화를 복원하고 있는 미국의 예술단이다.

그런데 서울시는 세계적인 션윈공연 대관을 거부하고, 중국공산당 선전극단인 ‘길림신운’을 서울특별시와 문화관광부 후원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게 한 바 있다. 당시 세종문화회관 담당자들은 두 번 다시는 길림 신운 같은 공연은 하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로 공연은 형편 없었다고 한다.

지난 10월 12일, 서울시 한 고위 인사는 “이 같은 결정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션윈공연을 하지 않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세종문화회관사장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길림신운’ 같은 중공 선전극단을 무대에 올리는 것에 대해 많은 시의원들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킬고어 전 국무장관은 “한국 내에 중국 공산당의 불법 장기매매 실태를 숨기려는 음모가 있는 게 아니냐? 세계 각국은 중국 공산당이 산 사람의 장기를 꺼내 다른 이에게 팔아먹는 범죄에 분노하는 데 이를 외면하려는 한국 공직자들의 태도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사진 오른쪽이 킬고어 전 장관) | 이유정 기자

파룬궁 수련자 10명 中으로 강제추방… 국제법 위반

또 하나의 반증은 파룬궁 수련자를 생체장기적출 위험이 상존하는 중국으로 강제추방한 것. 메이터스 변호사는 “한국정부는 파룬궁 수련자들이 난민신청을 했음에도 받아들이지 않고 중국으로 추방했다”며 “이들이 산 채로 장기를 적출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있다. 대체 한국 공직자와 언론의 태도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파룬궁 수련자를 중국으로 10명이나 강제송환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또한 현재 1명의 수련자가 화성외국인 보호소에 수감 중이다. 이 때문에 작년 9월 21일,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했던 이명박 대통령을 시위대가 따라다니는 국제적인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국이 스스로 가입한 유엔난민협약을 위반하는 것이었다.

킬고어 전 장관과 메이터스 변호사가 밝힌 중공의 생체장기적출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6년까지만 4만1500명의 파룬궁 수련자들이 산 채로 장기를 적출당했다고 한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52가지의 증거를 찾았다. 증언도 잇따랐다.

그리고 현재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력투쟁은 파룬궁 탄압에 적극 가담했던 혈채파 세력과 이에 동조하지 않았던 세력간의 힘겨루기 양상이며, 새로운 새력이 힘이 얻게 되면서 중국의 정치지형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킬고어 전 장관 측은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파룬궁 탄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킬고어 전 장관 측은 한국정부에 다음과 같은 사항은 지켜줄 것을 촉구했다.

1. 파룬궁 수련자의 난민지위를 인정하라.
2. 션윈예술단의 예술적 차원 그 자체를 보고,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자유를 허락하라.
3. 기자회견을 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를 허락하라.
4. 서울시장은 파룬궁 이슈를 제기하고자 하는 단체나 기관에게 귀를 열고, 건의할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하라.
5. 의료단체는 한국 국민들의 중국 원정 장기이식에 대한 통계를 공개할 수 있는 수치를 확보하고, 공개하라.
6. 이런 것들을 실천함으로써 파룬궁 박해를 막고, 역사의 올바른 편에 모두가 설 수 있도록 진실을 추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중공 생체장기적출진상폭로 기자회견이 프레스센터의 일방적인 취소로 무산됐다. 중공의 인권유린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순방 중인 캐나다 전 국무장관 측은 이에 프레스센터 도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회의원과 박원순 서울 시장 역시 예정된 약속을 갑자기 취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