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에 유럽까지 ‘LNG 쟁탈전’…2026년까지 계약 완료

강우찬
2022년 11월 23일 오후 6:48 업데이트: 2022년 11월 24일 오전 10:11

우크라이나 위기로 인한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차질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퍼지면서 ‘에너지 공급 리스크’가 가시화될 조짐이 보인다.

일본 경제산업성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중국에 이어 유럽까지 적극적인 조달 경쟁에 나서면서 2026년까지의 LNG 장기 계약 물량이 동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에 기체상태로 존재하는 천연가스(NG·Natural Gas)는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천연가스(PNG), 압축천연가스(CNG) 등으로 나뉜다.

그동안 유럽은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의 PNG를 사용해왔다. 특수 선박을 이용해 운송해야 하는 LNG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주로 소비해왔다.

하지만, 러시아가 PNG 가스 공급을 줄이자 유럽도 LNG 확보에 나서면서 국제 LNG 조달 환경은 급변을 맞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중·일과 유럽 사이에 LNG를 둘러싼 쟁탈전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했다.

천연가스 구매는 원유가격에 연동해 가격이 결정되는 장기계약과 잉여 LNG를 수시매매하는 스팟거래 등으로 이뤄진다. 천연가스 수급 상황이 직접 반영돼 가격 변동이 심한 스팟거래(Spot Transaction)는 종종 장기계약 거래가격의 2~4배 값에 체결되기도 한다.

한·중·일은 세계적인 LNG 수입 대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전년보다 1200만t 늘어난 6700만t을 수입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이 됐다. 일본은 지난해 7천만t 중반 규모의 LNG를 사들였고 그다음으로는 한국이 4천만t 중반을 수입해 3위를 차지했다.

LNG는 주로 도시가스 공급에 사용되지만, 석탄이나 석유에 비해 이점이 많아 화력발전소 연료로도 투입된다. 일본 도쿄전력은 전체 화력발전의 70%를 LNG로 충당하며, 한국도 전체 발전 중 LNG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9%로 집계됐다.

일본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전쟁 범죄국’이라고 비난하며 대립하고 있지만, 에너지 안보에 있어서만큼은 동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연구기관인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의 지난 8월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인 지난 2월에서 7월 사이 러시아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에서 5억 달러어치 이상의 LNG를 수입했다. 같은 기간 한국가스공사도 1억1800만달러어치 LNG를 가스프롬에서 사들였다.

영국 시장 정보업체 보텍사(Vortexa)의 글로벌 LNG  동향분석팀 펠릭스 부스 팀장은 내추럴가스 인텔과의 인터뷰에서 “2023년 겨울 계약을 두고 많은 바이어가 애를 태우고 있을 것”이라며 수급 긴장이 고조되면서 스팟거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