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리 “中, 경제안보에 최대 위협…대만 방어 도울 것”

강우찬
2022년 11월 16일 오후 3:35 업데이트: 2022년 11월 16일 오후 6:51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영국의 경제안보에 최대 위협”이라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15일(이하 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발리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중국이 영국의 가치와 이익에 체계적인 도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하지만 동시에 중국은 세계 경제에 존재하는 분명한 경제 주체”라며 “기후 변화, 공중 보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사례에서 공유된 문제들을 중국과의 대화 없이 해결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수낵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영국의 ‘국가안보투자법’ 활용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법은 국가안보와 관련해 민감한 17개 분야의 기술 수출 시 기업이나 투자자가 정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정부는 계약 내용을 검토해 기술이 외국에 넘어갔을 때 국가안보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기술 수출이나 투자를 막을 수 있다.

지난 7월에는 이 법 제정 후 처음으로 영국 멘체스터대학이 개발한 ‘비전 센싱(vision sensing)’ 기술의 중국 기업 이전이 차단됐다. 비전 센싱은 카메라로 물체의 형태와 크기, 패턴을 판별하는 기술이다.

당시 영국 산업에너지부 크와시 쿠르텡 장관은 해당 기술이 방산 분야에 활용돼 영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낵 총리는 중국의 위협을 경계하는 한편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대만과 관련해 일방적인 현상과 지위의 변화에 반대하며, 그런 상황에 대비해 평화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게 영국의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대만의 방어를 돕기 위해 무기 지원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며 “영국은 중국의 침공에 대비해 대만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수낵 총리는 영국 역사상 최단기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고 퇴진한 전임 리즈 트러스 총리보다 중국에 덜 강경한 것으로 평가된다.

트러스 총리는 취임하면 중국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분류하겠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수낵 총리는 이보다는 낮은 수위의 발언으로 중국을 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영국은 홍콩과 신장위구르 지역 인권 문제에 있어 중국과 상당한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어 총리 교체에도 양국 간 거리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