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팀, 코로나19 발생 시기 2019년 10~11월로 추정

홍혜진
2021년 06월 28일 오후 12:48 업데이트: 2021년 06월 28일 오후 12:48

중국 당국 공식 발표보다 최대 두달 이른 시점
“2020년 1월이면 이미 세계 곳곳 확산 수준”

중국의 첫 번째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발병 환자가 2019년 10월에 발생했을 수 있다는 영국 대학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2019년 12월보다 두 달가량 빠른 시점이다.

로이터통신은 25일(현지시각) 의학저널 ‘플로스’(PLOS Pathogens)에 실린 논문을 인용해 중공 바이러스 발발 시점이 2019년 10~11월 중순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코로나19의 확산 속도로 볼 때, 2020년 1월이면 세계 여러 곳으로 확산됐을 정도의 시점이다.

해당 논문에서 영국 켄트대 연구진은 환경보호과학을 이용, 중공 바이러스의 발생을 역추적했다.

이 같은 결과는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와 맞지 않는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2019년 12월 후베이성 우한시의 화난수산물시장과 관련해 발생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미국과 호주의 바이러스 전문가들은 우한 발생 초기에 수집된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을 연구한 결과, 일부 초기 확진자는 우한시 화난수산물시장과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 프레드허치슨 암연구센터의 바이러스 전문가인 제시 블룸은 최근 우한 연구진이 삭제한, 초기 우한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유전자 서열을 복구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분석한 결과 화난수산물시장에서 채취한 바이러스 샘플은 이미 그 전에 확산된 바이러스의 변형이라고 전했다.

이는 중공 바이러스가 화난수산물시장에 진입하기 전, 이미 우한시 다른 지역에서 퍼지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 결론은 영국 켄트대학의 연구 결론과 완전히 일치한다.

미 국립보건원(NIH)도 블룸의 연구에 사용된 바이러스 샘플 서열이 2020년 3월 우한 연구진이 ‘시퀀스 리드 아카이브’(Sequence Read Archive) 데이터베이스에 제출했다가 중국 측의 요청으로 삭제된 샘플이 맞다고 확인했다.

매사추세츠 공대(MIT)와 하버드대학이 공동 설립한 브로도 연구소의 앨리나 찬 연구원은 중국 연구진의 초기 시퀀스 데이터 삭제에 의문을 제기했다.

찬 연구원은 트위터를 통해 “과학자들이 국제 데이터베이스에 제출한,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데이터를 어째서 (당국이) 삭제 요청을 했을까?”라는 글을 남겼다.

호주 과학자들이 24일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중공 바이러스의 유전자는 다른 종에 비해 인간의 수용체와 더 잘 결합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바이러스가 우한에 처음 등장했을 때, 인간 수용체에 훨씬 쉽게 적응해 빠르게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커비 연구소 스튜어트 터빌 부교수의 말을 인용해 “코로나19의 출처를 더욱 강력하게 입증하려면 혈액 샘플에 대한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터빌 부교수가 말한 혈액 샘플은 2019년 가을 후베이성에서 수집된 샘플을 가리킨다. 이 샘플은 코로나19의 기원을 밝힐 초기 데이터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의 우한 현지 조사 때 이 데이터 제공을 거부했으며, 이후에도 이를 계속 공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