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20 인구조사 오류…민주당 유리하게 선거에 영향

한동훈
2022년 11월 2일 오후 4:33 업데이트: 2022년 11월 2일 오후 4:33

민주당 우세지역 인구 부풀려져…“일관된 오류 패턴”

미국의 인구조사 오류로 공화당이 최소 3석의 하원의석을 손해 본 것으로 확인됐다.

공화당 우세 지역의 인구가 실제보다 적게 평가됐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에서는 인구가 과다 집계돼 의석이 총 3석 증가했다.

이로 인해 하원의석은 물론 대통령 선거인단에서도 민주당이 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당락을 좌우할 수준은 아니지만, 선거 공정성에 영향을 주는 중대 사안이라는 점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당국은 잘못을 인정했지만 다음번 인구조사 결과가 나와야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다가오는 중간선거에서도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기울어진 잘못된 인구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미 인구조사국은 오류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전례 없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들었다.

과거에는 온라인이나 우편으로 1차 조사를 실시한 후 응답이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원들이 직접 주소지를 방문해 대면 조사하는 일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사상 처음으로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많은 이들이 임시로 거처를 옮기거나 이사를 했으며 교도소나 요양원 등 시설은 외부인의 접근이 차단됐다. 대학 기숙사에서는 학생들을 상대로 귀가 조치가 이뤄졌다.

그러나 여러 전문가들은 이번 오류가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수성향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선거법 개혁 이니셔티브’ 책임자인 한스 폰 스파코프스키는 “인구조사 오류가 공화당 우세 주는 과소 집계, 민주당 우세 주는 과다 집계되는 일관된 현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스파코프스키는 “매우 이상한 우연의 일치”라며 “인구조사국은 아직 통계 오류가 일어난 원인과 경위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인구조사 오류가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은 보수성향의 비영리단체 ‘페어 라인스 아메리카(FLA)’에 의해 지난 6월 처음 제기됐다(링크).

애담 킨케이드 FLA 대표는 “통계 오류가 일정한 패턴으로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공정선거를 위해 선거구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구조사국은 지난 5월 총 14개 주에서 통계적 오류가 발생했다고 시인했다(링크).

이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등 6개 주는 인구가 과소평가됐고, 매사추세츠주 등 8개 주에서는 과다 집계됐다.

과소평가된 6개 주 가운데 5곳이 공화당 우세 지역이며, 과대평가된 8개 주 가운데 6곳은 민주당 우세 지역이다.

전문가들은 앞선 2000년, 2010년 인구조사에서는 이런 정도의 심각한 오류가 단 한 곳에서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민주당 지역의 인구가 실제보다 부풀려지는 패턴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오류가 발생한 14개 주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미국 50개 중 나머지 36개 주의 경우, 민주당이 우세한 12개 주에서 최소 1% 이상씩 인구가 과다 집계됐다. 민주당 우세 지역 중 인구가 과소 집계된 곳은 2곳뿐이었다.

반면, 공화당이 우세한 주는 인구가 과다 집계된 경우가 5곳에 그쳤다. 또한 양당의 세력이 팽팽히 맞서는 주에서는 비교적 정확한 통계 결과가 나오는 패턴이 나타났다.

이번 통계 오류는 인구조사국의 사후조사(PES)로 확인됐다. 조사국은 PES를 통해 과다·과소 집계 여부만 알 수 있고 그 이유는 알 수 없다며 완벽한 집계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 기사는 패테르 스바브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