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9개주, 바이든 행정부 코로나 백신 의무화에 소송

미미 응우옌 리
2021년 11월 1일 오후 9:49 업데이트: 2021년 11월 1일 오후 11:25

미국 여러 주가 바이든 행정부의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맞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말까지 총 19개 주가 바이든 행정부를 대상으로 백신 의무화가 정부 권한을 과도하게 남용해 헌법에 위배된다며 공동소송을 제기했다. 모두 공화당 주지사들이 이끄는 주(州)들이다.

론 드산티스 주지사의 플로리다주가 첫 번째로 소송을 제기했고, 텍사스주가 연방지방법원에 같은 내용의 소장을 별도로 제출했다.

알래스카, 아칸소, 아이오와, 미주리, 몬태나, 네브래스카, 뉴햄프셔,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와이오밍 등 10개 주 역시 미주리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공동소송을 냈다.

이어 조지아, 앨라배마, 아이다호, 캔자스, 사우스캐롤라이나, 유타, 웨스트버지니아 등 7개 주가 조지아주 연방지방법원에 역시 같은 소송을 공동으로 제기하며 참전했다.

이들 19개 주는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의무화가 연방정부의 과도한 주 정부 개입을 차단하는 수정헌법 10조에 어긋나며, 연방조달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행정절차법에서 규정한 60일의 공개 의견수렴 절차 역시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월 초 모든 연방 공무원과 연방정부 계약업체 근로자에게 12월 8일까지 백신을 맞으라고 명령했다. 종교적 신념이나 건강상 이유로 면제는 원칙상 허용되지만, 실제 현장에서 어느 정도 허용될지는 확실치 않다.

이는 지금까지 나온 백신 의무화 조치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전까지는 정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거의 예외를 두지 않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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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팩스턴 텍사스 검찰총장. 2021.10.11 | 샬럿 커버트슨/에포크타임스

켄 팩스턴 텍사스 법무장관(검찰총장 겸직)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미국인들에 대해 거듭 경멸의 뜻을 표명했다”며 “미국인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강제하는 데 연방정부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팩스턴 법무장관은 또한 “연방정부는 백신 접종에 관한 개인의 선택권을 박탈할 권한이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권리 침해에 대해 텍사스 사람들이 점차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내가 발령한 행정명령에 따라, 텍사스의 어떤 주민에게도 백신 주사를 맞으라고 강요할 수 없다”며 “바이든의 명령은 불법으로 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달 11일 텍사스주에서 백신 의무화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신 의무화는 위헌, 불법, 현명하지 못한 조치”

더그 피터슨 미국 네브래스카주 법무장관 | Alex Wong/Getty Images

10개 주의 공동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에릭 슈미트 미주리 법무장관과 더그 피터슨 네브래스카 법무장관은 지난달 29일 제출한 소장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명령을 “위헌적이며 불법적이고 현명하지 못하다”고 규정했다.

슈미트 장관은 이날 별도 성명을 내고 “연방정부가 위헌적으로 정부 계약업체 직원들에게 백신 의무화로 접종을 강요할 경우, 노동력과 기업이 타격을 입고 공급망 차질과 고용 위기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은 항만대란, 고용대란 등 심각한 공급망 병목현상과 일손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 원인의 하나로는 코로나19 백신 의무화가 꼽힌다. 백신을 맞지 않은 인력을 투입하지 않거나 배제해 고용 위기가 굳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0개 주 공동소송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의무화가 정부조달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연방조달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 의무화로 도급업체 직원들이 대거 무급휴가 처분을 받거나 해고 혹은 사직으로 회사를 떠나면서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이기는커녕 파괴적인 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정부기관·공무원들 백신 의무화 반기지 않아”

6개 주 소송을 이끄는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측은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의무화가 주정부 공직사회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켐프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연방정부 계약업체에 대한 백신 의무화는 불법적이고 위헌적일 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을 더욱 분열시키고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미국인 70%가 만약 회사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라고 한다면 직장을 그만둘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고용주 10명 중 9명은 백신 의무화를 이행할 경우 인력이 크게 부족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편법을 쓰거나, 열심히 일하는 조지아 주민들을 생계와 백신 중 선택하도록 강요하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Gov. Kemp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2020.10.10 | Elijah Nouvelage/Getty Images

이번 소송에 참여한 주정부 관계자들은 백신 강요가 다수의 정부 계약업체 직원들을 직장에서 떠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또한 일손 부족으로 업무를 완수하지 못하든지, 백신을 맞지 않은 이들을 계속 고용해 백신 의무화 조치를 위반하든지 어느 쪽이든 모두 업체들이 정부와의 계약을 파기당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소송과 관련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