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헤리티지재단 보고서 “BLM 조직, 의회 조사 필요”

한동훈
2022년 11월 24일 오후 4:08 업데이트: 2022년 11월 28일 오후 1:58

“냉전 후 변종 마르크스주의 사회 곳곳 스며들어”
BLM도 그 하나…문화적 마르크스주의 퍼뜨려”

자유민주진영과 대결에서 공산주의가 패배하면서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마르크스주의가 문화계에 스며들어 미국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문화계 마르스크주의에 맞서기 위해, 인종차별 반대운동을 표방한 ‘블랙라이브스매터(BLM·흑인생명도 소중하다)’ 조직에 관한 조사 청문회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많은 미국인은 소련과 냉전 종식으로 공산주의가 패배했다고 믿었지만” 현 상황은 그 반대라고 지적했다.

마르크스주의 분석 전문가 마이크 곤살레스와 국가안보 전문가 캐서린 고르카 전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 내 문화적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전례 없는 영향력을 갖게 되면서 ‘사회정의(social justice)’라는 이름으로 미국의 역사를 왜곡하고 뿌리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보고서 링크).

헤리티지 재단의 마르크스주의 분석 전문가 마이크 곤살레스 연구원. 2020.9.22 | 에포크타임스

문화적 마르크스주의에서 ‘투쟁’은 과거 마르크스주의에서 ‘자본가 대 노동자’라는 경제적 계급에 기초한 투쟁과는 다르다. ‘인종’, ‘젠더’, ‘국적’ 등과 같은 타고난 특징에 의한 정체성에 기초한 투쟁이다.

인종 간, 세대 간, 심지어 부모와 자녀 사이를 이간질해 분열을 일으키고 사회의 기초단위가 되는 가정을 파괴 혹은 해체하려 한다는 것이다.

문화계에 침투한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전통적 형태의 가정을 ‘악’ 혹은 ‘낡은 굴레’로 폄하하고, 젠더 정체성에 근거한 새로운 형태의 가정(남-남, 여-여)을 더 개방적이며 앞서나간 것으로 묘사하는 영화,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끊임없이 늘려나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이념의 전장은 심지어 학교 교실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 논쟁이 치열한 ‘비판적 인종이론’ 역시 주요 싸움터의 하나다. 이 이론은 백인과 비(非)백인 간의 인종 갈등이 미국의 국가·사회 제도적으로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미국은 갈아엎어야 할 나라가 된다.

보고서는 기후변화 논란,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등도 모두 ‘사회 정의’를 가장한 마르크스주의 전략의 일부라고 논했다. 이에 따르면 문화적 마르크스주의는 기존 마르크스주의에 비해 공정, 정의, 사회적 책임 등 세련된 뉘앙스로 포장돼 있다.

2020년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체포됐다가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촉발된 BLM 운동 역시 문화적 마르크스주의의 한 사례다.

미국 내 정치적 폭력 사건을 추적하는 프로젝트 그룹 ‘미국 위기 감시단(The US Crisis Monitor )’ 집계에 따르면, 플로이드 사망 이후 2020년 한 해에만 미국에서는 633건의 폭동이 발생했다.

미국 보험정보 연구소(III)는 이러한 폭동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끼친 내란(civil unrest)이었으며 보험액 손실을 20억 달러(약 2조6500억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보고서에서는 “의회는 BLM 조직에 대한 조사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면서 “미국 정치지도자들은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찍힐까 봐 BLM 조사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낙인은 BLM, 문화적 마르크스주의 세력이 자신들의 야망에 위협이 되거나 저항하는 인사들을 공격하는 상투적인 수법이다. 비난을 듣기 싫어하는 마음을 틈타 소극적이 되거나 나서지 못하도록 한다.

곤살레스 연구원은 “미국에서 공산주의자가 되는 것은 합법적”이라면서도 “사람들은 BLM 운동 지도자의 마르크스주의적 신념과 의도에 대해서는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LM 운동을 총괄하는 BLM글로벌네트워크기금(BLMGNF) 지도자들이 자신을 ‘훈련된 마르크스주의자’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곤잘레스 연구원은 “(BLM은) 모든 미국인의 삶에 문화적 마르크스주의를 주입하려 한다”며 “BLM이 초래하는 위협에 대해 진지하게 대처하는 것은 문화적 마르크스주의에 맞서기 위해 미국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쉽고도 시급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BLMGNF 창립자 중 한 명인 알리시아 가르자는 마르크스주의 단체인 ‘레프트 포럼’의 모임에서 “자본주의하에서는 흑인의 생명이 소중히 여겨지는 세계가 출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국가의 억압이나 젠더 억압에 대한 투쟁 없이는 자본주의를 폐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BLM 운동이나 젠더 운동의 한 목표가 자본주의 폐지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가안보담당 부보좌관이자 라디오 프로그램 ‘아메리카 퍼스트’의 사회를 맡은 세바스티안 고르카는 이 보고서에 대해 “냉전시대와는 다른 새로운 마르크스주의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높게 평가했다.

고르카는 “(마르스크주의의 위협이) 외부 세력 혹은 군사적인 위협에서 내부의 정치적 사건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BLM 운동 세력 역시 시민의 하나로서 권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 권리로 헌법과 그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포크타임스는 BLMGNF 측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

* 이 기사는 테리 우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