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플로리다 해군기지 무단침입해 사진 찍던 중국인 또 체포

에바 푸
2019년 12월 30일 오후 4:45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41

한 중국인이 플로리다주 미 해군기지에 침입해 사진을 찍은 혐의로 26일(현지시간) 체포됐다고 당국이 발표했다.

해군범죄수사국(NCIS) 특수요원이 제출한 고소장에 의하면, 현지 시각 오전 6시 50분경 중국 국적의 랴오뤼여우(27)가 키웨스트 해군기지의 보안 울타리를 따라 걷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는 주변 울타리를 돌아 물가에 있는 바위를 통해 기지로 들어갔다.

키웨스트는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의 최남단에 있는 섬으로 키웨스트 해군 항공 기지가 자리잡고 있다.

랴오의 침입 당시 설치된 보안 장벽으로부터 무단침입을 경계하는 신호가 여러 번 포착됐고 “제한 구역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목격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는 안으로 들어가 카메라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고 고소장에 기록돼 있다.

몇 분 후 신고를 받은 미 헌병대가 도착해 연유를 묻자 랴오는 “해돋이 사진을 찍으려는 중이었다”며 서툰 영어로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카메라에 제한구역인 트루먼 부속 건물 지역 사진들이 저장돼 있었다.

“어떤 개인도 법으로 금지된 목적을 위해 군사시설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미 법률 강령 제18장 제1382절에 따라 랴오는 1년 이하의 징역과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랴오는 27일 법정에 처음 출두해 30여 분 만에 재판 절차를 끝냈다. 패트릭 헌트 치안 판사는 랴오를 대변해 줄 연방 국선 변호사 사무실을 지정했으며, 재판 전 유치를 위한 청문회를 1월 6일로 정했다. 구속 여부 절차는 일주일 후에 있을 것이다.

릭 스콧 상원의원(공화)은 27일 트위터에 이번 사건에 대해 “상당히 우려된다”며 중국인들이 이러한 스파이 행위가 처음이 아니라고 게재했다.

지난해 9월 같은 해군기지 및 주변 군사시설에서 불법 사진 촬영을 한 혐의로 중국 산시성의 자오첸리(21)가 체포됐었다.

법정 기록에 따르면 자오는 관계 부처 간 합동 태스크포스인 사우스안테나필드(South Antenna Field)에 직접 들어가 카메라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자오 또한 제한구역을 카메라에 담았으며, 당시 수사관들에게 “길을 잃었다” “뉴저지에서 온 식당 종업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12월 심문 과정에서 자신이 중국 음악대학 학생이라고 번복했다. 수사요원은 자오가 묵고 있던 호텔에서 중국 공안이 입는 셔츠와 벨트 버클을 발견했는데, 그에 대해 자오는 “미국에 있는 동안 나에게 멋진 옷을 입으라고 아버지가 보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올해 2월 자오는 보안 시설 사진 촬영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연방교도소에서 1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고 있으며, 출소하면 추방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이달 초 버지니아의 군사기지에서 차를 몰고 염탐하려는 정황이 발각된 중국 대사관 직원 2명이 비밀리에 추방됐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있었다.

9월에도 중국계 미국인이 중국 정부를 위해 스파이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펑 쉐화(에드워드·56)는 2001년 임시 비자로 미국에 건너가 2012년 시민권을 취득한 후 샌프란시스코 배이 지역에서 관광 가이드로 일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조지아·콜럼버스 등지 호텔에서 미국 국가안보와 관련된 기밀 정보가 담긴 SD카드를 회수해 중국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에 넘기는 ‘전달자’ 역할을 했음이 밝혀졌다.

혐의가 공개된 후에 존 디머스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이번 사건은 중국 스파이 활동의 심각성 및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의 결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