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판 스타워즈’…미사일 발사 직후 격추 방어망 추진

2019년 01월 18일 오후 4:25 업데이트: 2020년 01월 7일 오후 8:01

미국이 우주에서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새 미사일 방어 체계 확대 계획, 일명 ‘트럼프판 스타워즈’를 공개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 미 국방성 청사인 펜타곤에서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스타워즈(Star Wars)’ 계획을 뛰어넘는 새로운 미사일 방어(MD)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이 이번 ‘미사일 방어 검토(Missile Defense Review)’ 보고서를 발표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9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계획을 1년 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지역 미사일 위협 해소 등을 위해 재작성하는 과정에서 늦어졌으며, 북미 협상 상황 등도 공개 시기 지연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알래스카의 포트 그릴리(Fort Greeley)에 있는 지상 방위 시스템. | Wikipedia 공개 도메인

AP통신에 의하면, 미 정부가 적의 미사일이 발사됐을 때 신속하게 탐지하기 위해 우주의 특정 궤도에 센서를 집중적으로 배치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북한과 이란 등 적의 위협에서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미사일이 발사되고 몇 분 이내에 요격할 수 있는 장치를 우주에 배치할 계획이다.

이러한 새 전략은 러시아, 중국이 개발한 선진무기시스템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순항미사일이나 유도미사일뿐만 아니라 극초음속 무기처럼 요격할 수 없는 전략무기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군사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음속의 20배 속도로 비행해 누구도 요격할 수 없는 극초음속 전략무기를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역시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 시스템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정교한 유도미사일 탄두와 극초음속 활공 항공기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과 이란이 준비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해 새로운 방어망을 구축하는데, 이상적으로는 발사 직후 미사일을 격추하는 것이다.

미 국방성은 의심되는 미사일 발사장 부근을 순찰하는 F-35 스텔스 전투기에 새로운 종류의 미사일을 장착해 요격기로 쓸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한국 해안가에서 이륙시킬 수 있는 드론에 고성능 레이저를 탑재할 수 있고, 미 선박에 있는 이지스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북한이 미국을 향해 발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격추할 수 있는지 시험할 가능성도 있다.

이란의 공격 가능성을 방어하기 위해선 미국 내에 지상 미사일 요격기를 갖춘 제3의 기지 건설 가능성도 언급됐지만 추진 여부는 확실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육군과 공군 중심의 미사일 방어에서 국방의 다음 단계로 ‘우주’를 언급해 왔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우주군사령부 창설 계획을 처음 밝힌 바 있다. 우주군사령부를 창설하는데 초기 5년 동안에만 129억 달러(약 14조4621억 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미 공군은 추정하고 있다.

WP는 트럼프 행정부가 소련 붕괴 이후 포기한 미사일 방어 기술에 대한 새로운 투자에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국방부 계획이 실현되려면 의회의 지지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