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텍사스주 주의회, 아동 성전환 의료 서비스 금지법 통과

정향매
2023년 05월 18일 오후 4:58 업데이트: 2023년 05월 20일 오후 11:50

미국 텍사스주(州)가 미성년자(18세 이하 어린이) 성전환 의료 서비스를 금지한다. 이로써 미국 내에서 미성년자 성전환 의료 서비스를 금지하는 주는 17개 주로 늘어난다.

AP 통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의하면 텍사스주 주의회는 5월 17일(현지 시간) ‘사춘기 차단 치료와 미성년자 성전환 수술을 금지’하는 ‘SB14 법안’을 통과시켰다(법안). 법안은 주지사에게 송부되며 주지사가 승인하면 법안은 오는 9월 1일 발효된다. 

이 법안은 의사가 미성년자에게 불임 수술, 유방 절제 수술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한다. 미성년자에게 일시적·영구적 불임을 유발하는 처방약과 사춘기 차단제를 처방·제공·투여·제조하는 행위, 남아·여아에게 각각 생리학적 용량을 초과하는 양의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과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을 투여하는 것을 금지한다. 법안 통과 이전부터 성전환 치료를 받아온 아동은 한시적으로 치료제를 처방받을 수 있으나 점차 약을 끊어야 한다.  

2023년 5월 12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하원에서 미성년자 성전환 의료 서비스를 금지하는 SB14 법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 Mikala Compton/Austin American-Statesman via AP/연합

캘리포니아대(UCLA) 윌리엄스 연구소의 추정에 의하면 텍사스주에는 13~17세 성전환 아동 약 3만 명이 거주한다. 주에 거주하는 해당 연령대 아동의 약 1%를 차지하는 수치이다. 

이번 법안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법안은 성전환자들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라며 “성별 위화감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받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법안 통과 전 하원 반대자들은 절차상의 이유로 법안에 대한 표결을 두 차례 연기했다. 하원에서 법안이 논의되는 동안 성전환자와 그 지지자들은 주 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주 경찰은 시위자 두 명을 체포했다. 

하지만 법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아동 성전환 치료법을 두고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텍사스주는 이번 법안 통과 전부터 아동 성전환 의료 서비스를 금지하는 조처를 해왔다. 그렉 애버트 텍사스주지사(공화당)는 지난해, 아동 보호 기관에 “자녀가 성전환 치료를 받도록 하는 부모들을 아동 학대 혐의로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일부 텍사스 주민은 텍사스주를 떠났다. 조사받는 동안 다른 주로 이주한 가정도 있다.

텍사스주 하원은 17일 공립대학 운동선수가 출생증명서에 기재된 성별에 따라 시합에 참여하도록 하는 SB 15 법안도 예비 승인했다(법안). 

같은 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공화당)도 미성년자 호르몬 치료와 성전환 치료를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안을 위반하는 의사는 최대 5년 징역형에 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