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들, 이제 입학 때 SAT·ACT 점수 안 본다

이현주
2021년 05월 17일 오후 4:20 업데이트: 2021년 05월 17일 오후 4:30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시스템(University of California System, UC System)의 9개 캠퍼스가 2021년 가을학기부터 입학 전형 과정 일환으로 표준화된 시험점수를 더 이상 반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전통적으로 명문대학 쪽에서 필수로 요구되고 있는 SAT(대학수학능력시험)와 ACT(대학입학자격시험)가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한 단체들이 제기한 소송의 법적 결과(pdf)에 따른 것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약 225,000명의 학생을 입학시키고 있는 이 대학은 2025년까지 입학원서와 함께 제출한 SAT나 ACT 시험 점수를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학은 2025년 이후에도 점수를 반영할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고 덧붙였다.

합의안에는 대학 측은 학생이 입학한 후에 SAT나 ACT 점수를 활용해 학습 과정을 결정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9개 캠퍼스는 장학금 지급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시험 점수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한다.

이는 중국인 차별 철폐 조처(Chinese for Affirmative Action), 대학 진학 계획(College Access Plan). 대학 준비생(College Seekers), 커뮤니티 연합(Community Coalition), 돌로레스 우에르따 재단(Dolores Huerta Foundation), 리틀 마닐라 라이징(Little Manila Rising) 등 여러 학생과 단체가 대학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콤프턴 교육구(Compton Unified School District)도 이와 비슷한 소송을 제기했다. 두 소송은 이후 합쳐졌다.

2020년 8월 31일 캘리포니아 앨러미다 군 고등법원은 대학 측에 소송이 진행 중인 동안 입학이나 장학금 결정에 SAT와 ACT 시험 점수를 사용하는 것을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대학은 이 같은 명령에 항소했지만, 항소심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시스템은 합의의 일환으로 원고 대리인인 변호사에게 변호인 선임 비용 125만 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다.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College Board)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SAT 시험 자체가 인종차별적 수단은 아니다. 모든 문제는 편견의 증거에 대해 엄격하게 검토되며, 다른 집단에 비해 한 집단을 유리하게 만드는 문제 모두 폐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날 SAT는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대학 진학을 위해 학생들이 알고 있는 게 어떤 것인지 측정하는 학력 검사이다. 학생 그룹 간의 수행 차이는 불평등한 유치원 및 초중등교육 집단(K-12) 시스템을 반영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SAT는 학생들의 생활과 학교 진학이라는 맥락에서만 고려되어야 하며, SAT 점수는 결코 학생들에 대한 거부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SAT와 ACT는 수십 년 동안 대학 입학 과정의 주축이 되어 왔다. 입학 과정에 시험 점수를 반영하는 것을 반대하는 이들은 특정 인종 학생들이 다른 인종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더 낮은 점수를 받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비해 찬성론자들은 모든 학생들이 같은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표준화된 시험 점수는 공평한 경쟁의 장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한편, ACT는 에포크타임스의 인터뷰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