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기난사 15세 고교생, 부모도 ‘비자발적 과실치사’로 기소

한동훈
2021년 12월 4일 오후 3:23 업데이트: 2021년 12월 4일 오후 4:40

검찰 “치명적 무기, 아이 손 닿는 곳에 보관…중대 과실”

4명이 숨진 미국 미시간주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용의자의 부모가 비자발적 과실치사 혐의로 3일(현지시각) 기소됐다.

관할 검찰은 지난달 30일 미시간주 옥스퍼드 고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학생 4명을 살해한 이선 크럼블리(15)의 부모 제임스와 제니퍼가 보호자로서 심각한 과실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이선은 아버지인 제임스가 며칠 전 구매한 총기로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 총기는 부모의 침실 서랍장에 잠금장치 없이 보관돼 있었다. 사건 발생 소식이 알려진 후 제임스는 911에 전화를 걸어 집에서 총이 사라졌고 아들이 범인일 수 있다고 신고했다.

또한 사건 당일 이선의 책상에서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도와달라”는 문구와 총을 겨눈 모습과 총격을 당한 사람 그림이 담긴 메모를 발견한 교사가 부모를 학교로 긴급 호출해 이선을 데리고 조퇴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들은 이를 거부해 결국 참극이 빚어지게 됐다.

당시 부모는 이선에게 총에 대해 묻거나 가방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등 치명적인 과실을 범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만약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부모는 최고 60년의 징역형에 처하게 된다.

이후 이선은 화장실로 들어간 뒤 가방에 숨겨두고 있던 총을 들고나와 복도에 있는 학생들을 향해 발사했으며 살인과 테러 혐의로 기소됐다.

Ethan Crumbley
총기 난사로 4명을 살해해 살인과 테러 혐의로 기소된 이선 크럼블리(15) | 오클랜드 카운티 보안관

지방 보안관에 따르면 사전 전날 한 교사가 이선이 휴대전화로 탄약을 검색하는 모습을 보고 이를 학교에 알렸으나 이선이 학교 측 감시망에 오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교육청 책임자는 이선에 대해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겠다고 보장한다”며 이번 사건의 원인을 부모의 관리 책임 쪽에 무게를 뒀다.

담당 검사 역시 “부모는 아들이 치명적 무기를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며 “비양심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소는 이번 비극에 일조한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며 “총 소유권은 권리이지만 여기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 이 기사는 잭 필립스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