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방 선관위원장 ‘미개표 투표지’ 1만장 발견 뒤 사퇴

한동훈
2022년 03월 11일 오후 6:41 업데이트: 2022년 03월 11일 오후 6:41

한국 대선에서 중앙선관위원장이 사전투표 부실관리 논란으로 3일 만에 ‘뒷북’사과한 가운데, 비슷한 사건이 미국에서도 발생했다. 한 지역 선관위원장이 뒤늦게 사과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퇴 의사까지 밝혔다.

미국 텍사스 해리스카운티 선관위원장 이사벨 롱고리아가 지난 7일(현지시각) 사퇴했다. 롱고리아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자로 사표를 제출한다. 사퇴 효력은 7월 1일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사퇴 효력 발생 일자를 넉달 뒤로 설정한 것은 5~6월 선거 때 선관위원장 공백을 막기 위한 조치다. 롱고리아 위원장은 “이 기간 안에 적절한 후임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남은 기간 직무에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롱고리아 선관위원장이 사퇴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본인이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날 “유권자와 관련한 문제의 책임은 내게 있다”며 해당 문제가 어떤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주 이 지역에서는 개표가 끝난 상황에서 민주당 지지자가 투표한 표 6천여 표, 공화당 지지자가 투표한 표 4천여 표 등 미개표 투표지 1만 장이 발견돼 선거관리 부실, 부정선거 우려가 크게 일었다.

선관위는 “최종집계에는 포함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지역 공화당은 선관위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를 깨뜨린 책임을 물어 사퇴를 촉구했다.

그동안 침묵하던 선관위원장은 이날에야 ‘뒷북’ 사과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사퇴 표명 성명에서 “내 스스로의 기준이나 선관위원들이 정한 기준에 맞추지 못했다”며 관련법 위반은 없었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의 예비선거는 정당별 후보를 확정 짓기 위한 경선에 해당한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예비선거에서는 미개표 투표지 발견 외에도 선거사무원 자질 논란과 장비 문제, 평소보다 긴 대기줄 등 잡음이 많았다.

텍사스 주의회는 지난 2020년 대선 이후 선거법을 개정해 우편투표를 더 까다롭게 했으며, 이번 선거는 새 선거법 제정 이후 첫 선거였다. 우편투표 유효표 인정 기준을 더 높인 이번 선거에서는 수천 표의 무효표가 발생했다.

민주당에서도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나섰다.

해리스 카운티 민주당의 오더스 에브바그하루 대표는 “우리는 선거 후 모든 과정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며 “우리 당은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에포크타임스는 카운티 선관위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기사 발행 전까지 응답을 받지 못했다.

한편, 한국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사전투표 부실관리 지적 3일 만인 지난 8일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이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기표된 투표지를 쇼핑백이나 택배상자에 보관해 논란이 됐다. 노 위원장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돼 검찰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