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진 의원, 뉴욕 비밀경찰서 앞서 中 공산당 규탄 집회

한동훈
2023년 03월 1일 오후 5:37 업데이트: 2023년 03월 1일 오후 5:37

미국 하원 의원들이 뉴욕 맨해튼의 폐쇄된 중국 비밀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열고 중국 공산당을 규탄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갤러거 의원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브로드웨이 107번지 건물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맨해튼의 차이나타운 지구에 속한 이 건물 3층에는 중국계 향우회 조직인 ‘미국창러(長樂)협회’가 운영하는 국수가게가 입점해 있었으나, 지난 1월 중순경 폐업했다.

갤러거 의원은 이날 집회에서 중국 공산당을 마피아에 빗대 비판하며 해외에서 반체제 인사들을 추적하고 탄압하는 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원 미중 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인 갤러거 의원은 “중국 공산당은 정치인, 다국적 조직, 기업,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법 집행기관까지 매수한다. 설득 대신 폭력과 위협을 동원하며, 사람을 지워버리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마피아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눈이 멀어 있었고 중국 공산당은 매우 교활했다”며 “그들은 억압을 전 세계로 뻗으려 한다. 그들을 막을 유일할 길은 우리의 가치를 지키려는 우리의 의지다”라고 강조했다.

갤러거 의원은 최근 미중 갈등을 증폭시킨 중국 스파이 풍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에포크타임스에 “비밀경찰서와 마찬가지로 중국 스파이 풍선 역시 미국의 주권에 대한 모욕”이라며 “이러한 무책임한 행동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의 미국창러협회 건물 앞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규탄 집회에 중국의 스파이 풍선을 풍자한 풍선이 띄워져 있다. | 사미라 바우어/에포크타임스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에 따르면 중국 정권은 전 세계 53개국에 지역 공안부 산하 비밀경찰서 100여 곳 이상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이날 집회가 열린 맨해튼의 폐쇄된 비밀경찰서는 그중 하나였다.

비밀경찰서는 중국 공산당의 정보기관인 통일전선공작부와 연계해 해외에서 중국 체제를 비판하거나 정권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인사들을 압박해 귀국하도록 하는 활동 거점이 되고 있다는 게 세이프가드 디펜더스의 지적이다.

실제로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가을 해당 건물 전체를 대상으로 압수수색해 범죄혐의를 조사했으며, 미국 거주 중국인을 강제 송환한 사건에 연루된 중국 국적자들을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맨해튼 비밀경찰서 앞 중국 공산당 규탄 집회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중국을 떠난 이들이 미국 국내에서 겪은 공산당의 탄압 경험을 전하기도 했다.

파룬궁 수련자 헨리 위에 씨는 “2월 중순, 한 동료가 친공 성향의 남성에게 폭행을 당해 목과 손을 다쳤다”며 중국 공산당이 퍼뜨린 파룬궁에 대한 흑색선전을 폭로하는 거리 전시대가 공격받은 사건에 대해 밝혔다. 파룬궁은 중국에서 1999년부터 탄압받고 있는 수련법이다.

당시 이 남성은 전시대에 있던 파룬궁 수련자의 스마트폰을 빼앗고 이를 막으려는 수련자의 목을 조르고 손을 물어뜯었으며, 결국 폭행 혐의로 뉴욕 경찰에 체포됐다.

18일 중국 뉴욕주 플러싱의 한 거리에서 중국계 남성 치중핑 씨가 16일 파룬궁 수련자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 NTD 화면 캡처

중국 국영기업 회계사 출신으로 인권옹호 활동을 벌이다가 중국에서 1년 이상 징역형을 받은 뒤 미국에 건너온 왕융훙 씨는 2019년 7월 뉴욕 그랜드센트럴역에서 열린 차이잉원 대만 총통 환영 집회에서 중국 공산당 지지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왕씨는 “공산당은 막나가고 있다”며 “중국에서 중국인을 노예로 만들고 이제는 미국으로 건너온 우리에게도 그 검은 손길을 뻗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 세계에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몇 안 되는 중국어 신문인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 역시 뉴욕에 설치한 신문 가판대가 괴한들에 의해 파손되거나 홍콩 지사에는 괴한들이 침입해 신문 인쇄용지에 불을 지르고 윤전기를 파손한 사건을 겪은 바 있다.

갤러거 의원은 이러한 중국 공산당의 해외 탄압 활동에 대응하는 것 역시 미중 전략경쟁특위의 주요 임무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 막 대처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이런 범죄를 저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집회 전날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에게 중국 해외 경찰서와 관련한 서한을 보냈다”면서 “FBI와 긴밀히 협력해 중국 공산당의 해외 탄압 활동에 대한 추적과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당 리치 토레스 의원도 참석해 초당적 협력 의사를 내비쳤다.

토레스 의원은 “미국은 법치, 인권,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며, 이는 미국에 머물고 있는 중국 반체제 인사들에게도 적용된다”며 “미국에 있는 자유의 투사들마저 지키지 못한다면 어떻게 우리 미국이 자유의 옹호자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미국 하원 민주당 소속 리치 토레스 의원이 뉴욕 맨해튼의 미국창러협회 건물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2.25 | 사미라바우어/에포크타임스

미중 전략경쟁특위는 지난 1월 하원에서 찬성 365, 반대 65의 압도적 표결로 통과된 법안에 따라 설립된 의회 기구다. 중국 특위로도 불린다. 지난해 총선에서 하원을 탈환한 공화당의 역점 과제 중 하나였다. 공화당 의원은 전원 찬성했고 반대표는 전부 민주당에서 나왔다.

이 특위는 중국 공산당과의 전략적 경쟁에 있어 중요한 사안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 권고안을 제시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초대 위원장을 맡은 갤러거 의원은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 의원 중 하나다. 그는 지난 16~20일 대만을 극비리에 방문하기도 했다.

비밀경찰서로 지목된 중국계 단체나 업체가 해외에 있는 중국인을 중국으로 보내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은 지난해 말 한국 내 비밀경찰서 의혹이 제기된 송파구의 중식당 ‘동방명주’ 소유주 왕하이쥔(45) 씨 역시 인정한 바다.

왕 씨는 지난해 12월 31일 동방명주에서 설명회를 열고 비밀경찰서로 지목된 ‘서울 화조센터(OCSC)’에 대해 “(한국에서) 질병 등 돌발 상황으로 죽거나 다친 중국인 10여 명의 귀국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다만, 반중인사를 강제 송환한 일은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중국에서 인권옹호 활동을 벌이다 징역 1년을 복역 후 미국으로 건너온 왕융훙 씨. | 사미라 바우어/에포크타임스

* 이 기사의 미국 현지 취재는 에바 푸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