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언론 6곳 외국대행기관 추가 지정…“中 공산당이 통제”

캐시 허
2020년 10월 22일 오전 11:09 업데이트: 2020년 10월 22일 오전 11:24

미국이 중국 관영 언론사 6곳을 외국정부 대행기관으로 지정하고 규제에 나섰다. 일반적인 언론사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1일(현지 시각) “이들 언론이 중국 공산당(중공) 정권에 의해 실질적으로 소유되거나 효과적으로 통제되고 있다”며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번에 외국 대행기관으로 지정된 언론사 6곳은 이차이 글로벌, 제팡르바오, 신민완바오, 차이나 프레스 사회과학, 베이징 리뷰, 이코노믹 데일리다.

이차이 글로벌은 국영기업인 상하이 미디어그룹이 소유한 중국 경제지이고, 제팡르바오(해방일보)는 상하이 공산당 기관지다.

민완바오는 상하이 지방정부의 감독을 받고 있으며, 차이나 프레스 사회과학(중국 사회과학출판사)은 중국 싱크탱크 사회과학원 산하 출판사다.

베이징 리뷰와 이코노믹 데일리 역시 중국 정부 혹은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관련됐다.

앞서 미 국무부는 올해 초 중공의 ‘선전 기관’ 역할을 한다며 신화통신, 인민일보, 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매체 9곳을 외국 대행기관으로 지정했다. 이번 조치로 6곳이 추가된 것이다.

외국 대행기관으로 지정되면 주미대사관과 마찬가지로 미 국무부에 부동산 소유 현황과 인력을 통지해야 한다. 변동사항이 있을 경우에도 신고해야 한다. 해당 매체의 언론 보도 내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언론사 영업활동에는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정보의 소비자인 미국인들이 자유 언론에 의해 쓰여진 뉴스와 중공이 배포한 선전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하고 싶을 뿐이다. 그들(뉴스와 선전)은 같은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특히 시진핑 총서기 재임 기간이던 지난 10년간 중공이 독립적인 뉴스 기관으로 위장을 시도하면서도 국가 지원을 받는 선전 매체들에 더 많은 통제를 강화해 왔다”고 했다.

이들이 독립적인 언론이 아니라 중공의 선전선동을 퍼뜨리는 나팔수 언론이라는 의미다.

미국은 최근 자국 내 중공의 선전과 영향력 확대를 우려해 강경 조치에 나서고 있다. 이번 조치 역시 이에 대항하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 중 하나로 여겨진다.

국무부는 지난 8월 중공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공자학원을 외국 대행기관으로 지정했다.

공자학원이 ‘중국 언어·문화 보급기관’을 표방하지만, 미국 초중고와 대학에서 공산주의를 퍼뜨리고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이유에서다.

공자학원과의 협력 여부는 미국 각 지방 교육청과 대학에 결정권이 있지만, 점점 더 많은 대학들이 공자학원에 대한 계약을 해지하거나 폐쇄하고 있다.

전미학자협회(NAS)에 따르면 현재 미국 대학 내 약 67개 공자학원이 설치됐다. 그러나 지난달 1일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 내 공자학원을 “연말까지 모두 폐쇄시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이마저도 폐쇄될 위기에 놓였다.

미 국무부는 앞서 지난달 2일 고위 중국 외교관이 미국 대학 캠퍼스를 방문하거나 외교 시설 밖에서 50명 이상 문화행사를 개최할 경우 국무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에 있는 미국 외교관들의 문화행사 주최, 공무 면담, 대학캠퍼스 방문 등이 지속적으로 방해를 받고 있다”며 이 같은 결정이 중공이 미국 외교관들에게 가하는 “과도한 규제”에 대한 맞대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