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민주당 예상 밖 선전…공화당 ‘잔물결’

한동훈
2022년 11월 10일 오전 8:13 업데이트: 2022년 11월 10일 오전 8:43

공화당, 4년만에 하원 탈환은 성과
민주당, 초접전 끝에 상원 지켜낼 듯
드산티스 주지사, 덩치 키우며 존재감

8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가까스로 앞서기는 했지만, 예상됐던 압도적 승리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동부 현지시각으로 9일 오후 5시(한국시간 10일 오전 7시) 기준, 공화당은 상원 49석과 하원 207석을 확보하며 민주당의 상원 48석, 하원 187석과 근소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공화당은 하원에서 민주당으로부터 10석을 가져오고 3석을 내주며 결과적으로 7석을 추가했다. 하지만, 상원에서는 1석을 내주며 상하 양원을 모두 탈환한다는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상원은 51석, 하원은 218석을 차지해야 다수당이 된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 49~50석, 하원은 226석 정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대했던 상원 탈환은 이루지 못했지만, 하원 다수당 지위를 달성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간 견제자 역할을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플로리다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

공화당 후보로 재선에 나선 론 드산티스 주지사는 59.4%의 득표율로 2018년 0.4%포인트 격차로 힘겹게 주지사에 당선됐던 시절과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이번 중간선거 최대 승리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22.11.8 | Octavio Jones/Getty Images

드산티스 주지사는 8일 승리 선언 연설에서 “우리는 플로리다 사람들에게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이행했기에 그래서 4년이 지난 오늘 사람들은 그들의 평가를 보여줬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 4년 임기 동안 공약을 충실히 지켜 이날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는 의미다.

그는 플로리다의 상황을 민주당 지배하에 있는 다른 지역과 대조하며 “우리는 역사적인 결과를 이뤄냈고 우리 주의 사람들은 기록적인 방식으로 반응했다”고 평가한 뒤 “지금 미국은 워싱턴의 리더십 실패로 허우적대고 있는 반면, 플로리다는 올바른 길을 걷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하이오 연방상원 선거에서는 공화당 후보 J.D. 밴스가 민주당 후보 팀 라이언 전 하원의원을 누르고 상원 의석을 차지했다.

밴스는 승리가 확실해지자 “감사로 벅차오른다”며 “우리는 워싱턴 D.C.에서 더 나은 리더십이 필요하며 그것이 바로 내가 매일 싸우겠다고 약속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머지 경합주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선전하며 당초 예상됐던 공화당의 물결을 밀어냈다.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는 개표율 95% 상황에서 민주당 조쉬 샤피로가 공화당 더그 마스트리아노를 13% 포인트 이상 격차로 따돌리며 승리했다.

샤피로가 4년 임기를 확보하면서 펜실베이니아는 민주당 소속 현 주지사 톰 울프의 8년을 포함 총 12년간 민주당의 통치를 받게 됐다. 주지사는 4년 중임제로 총 8년까지만 재임할 수 있다.

현재 주 법무장관인 샤피로는 더 높은 에너지 요금으로 이어지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 등 울프 주지사의 정책 대부분을 그대로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메릴랜드와 매사추세츠 등 2곳에서 공화당 주지사를 꺾고 승리가 유력하다. 아직 개표율이 각각 76%, 75% 에 머물러 반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이 2개 주 주지사를 탈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리조나에서는 개표율 72% 상황에서 민주당 케이티 홉스(득표율 50.3%)와 공화당 캐리 레이크(49.7%)로 박빙 승부 중이다. 당초 득표율이 11%포인트 이상 벌어졌으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레이크가 따라잡고 있어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케이티 홉스 후보(왼쪽)과 공화당 캐리 레이크 후보. | 에포크타임스

이번 중간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힌 펜실베이니아 상원 선거에서는 개표율 95%까지 진행된 가운데 AP통신 등 일부 언론은 민주당 존 페터만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보도됐다.

선거 기간 모든 카운티에서 승리하겠다는 구호를 외쳤던 페터만 후보는 승리 연설을 통해 “바로 그 일이 일어났다. 우리는 그들(공화당)을 막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뇌출혈로 쓰러지며 의원직 수행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지만, 이날 지지자들 앞에서는 활력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선거 규정에 관한 여러 논란이 일고 있어 선거 결과가 재판까지 가게 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페터만 캠프 측은 선거 전날 기재 사항이 부적절하게 기재됐거나 우편소인이 빠진 사전투표지를 집계하도록 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선관위를 압박한 바 있다.

펜실베이니아 선관위는 선거일 당일 “중복 투표를 걸러내야 한다”며 개표 절차를 긴급 변경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개표 집계가 지체되면서 최종 결과 제출이 당초 예정했던 이달 15일이 아닌 28일로 늦춰지게 됐다.

펜실베이니아 상원선거에서 승리가 선언된 민주당 존 페터만 후보가 지지자들과 함께 자축하고 있다. 2022.11.9 | Jeff Swensen/Getty Images

또 다른 격전지였던 조지아 상원 선거는12월 결선 투표까지 가게 됐다. 조지아는 선거 규정상 두 후보 모두 득표율이 50% 미만일 경우 결선 투표로 승자를 가린다.

개표가 99% 이상 진행된 가운데,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과 공화당 허셜 워커는 각각 득표율 49.2%, 48.7%로 초박빙을 기록했다. 득표차는 약 3만 표다.

워녹 의원은 결선 투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9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앞으로 4주를 더 해야 하더라도 우리는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워커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조금만 더 버텨 달라”며 “지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이 기사는 패트르 스바브, 잭슨 엘리엇, 내닛 할트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