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립대, 학교소유 기기·네트워크에 틱톡 금지

앤드루 쏜브룩
2022년 12월 26일 오후 2:05 업데이트: 2022년 12월 26일 오후 2:05

미국 오클라호마대학이 교직원 및 학생들에게 대학 소유의 기기와 네트워크에서 중국산 동영상 공유앱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오클라호마대는 최근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공지하고, 학교가 관리 중인 모든 틱톡 계정도 삭제한다고 발표한 것으로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학교 측은 그동안 틱톡을 통해 학교 홍보를 해왔으나, 향후 다른 소셜미디어 채널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오클라호마 주지사인 케빈 스팃가 지난 8일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스팃 주지사는 이 행정명령을 통해 주정부 직원 및 기관에 정부 소유의 기기나 네트워크에 틱톡을 다운로드하거나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명령은 주정부 산하 기구와 위원회, 공무 위탁업체에도 적용된다.

오클라호마대는 오클라호마 주립대는 아니지만 주정부에서 설립한 대학으로 이번 명령 대상에 포함된다.

학교 측은 공지사항을 통해 “대학 내 틱톡 사용 금지 조치는 국가 안보를 위해 내려진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라며 틱톡이 사용자 데이터를 대량 수집해 중국 정부와 집권당에 넘겨주고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틱톡은 미국에서 10~2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나, 미국인의 안면인식, 위치 등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수집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오클라호마주를 포함, 미국 14개 주에서 정부 소유 기기를 통한 사용을 금지하며 틱톡 추방에 앞장서고 있다. 대부분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재임 중인 곳이다.

연방 의회에서는 틱톡 금지에 관한 민주·공화 양당 의원 간 협의가 더욱 활발하다.

상원에서는 연방 정부 공무원의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으며, 이 법안은 현재 하원 표결을 기다리고 있다.

‘연방 정부 기기를 통한 틱톡 사용 금지 법안(No TikTok on Government Devices Act)’으로 이름 붙여진 이 법안은 1조6500억 달러(약 2145조원) 규모의 2023년 연방 정부 예산안에 포함됐으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어 하원 통과 전망도 밝다.

의회에 앞서 미 국방부, 국토안보부, 국무부에서는 이미 부처 차원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 중이다.

지난 2020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틱톡 금지 행정명령을 내리려 했으나 임기가 만료돼 뜻을 이루지 못했고,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상무부에 틱톡의 잠재적 국가 안보 위험에 대한 조사를 지시한 상태다. 다만, 조사가 언제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정보기관과 보안 전문가들은 틱톡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중국 공산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틱톡 경영진은 중국 공산당의 요청에 따라 중국의 인권 유린과 같은 악행을 비판하는 동영상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검열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

올해에는 미 언론을 통해 중국의 엔지니어들이 미국인 사용자 데이터에 완전히 접근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보도가 났고, 틱톡 역시 이를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중국의 모든 기업은 2017년 발효된 중국 ‘국가정보법’에 따라 보유한 모든 데이터와 소스 코드를 중국 정부가 요청하면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틱톡은 “미국인 사용자 데이터는 미국 내 서버에만 저장된다”며 중국 엔지니어의 접근 권한은 관리를 위한 것일 뿐, 실제로 데이터 유출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와 공산당에도 데이터를 제공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틱톡은 앱 내부 앱브라우저를 이용할 경우, 사용자가 입력하는 모든 데이터값을 수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비밀번호와 금융계좌 관련 데이터까지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은 지난 11월 하원 국토안보위 청문회에서 “중국이 미국에 추산 불가능한 수준의 피해를 주는 작전에 틱톡과 틱톡으로 수집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이 국장은 또한 “중국 정부는 수백만 이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을 조작할 수 있다”며 틱톡이 미국의 여론을 조작하려는 중국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에포크타임스는 틱톡 측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기사 송고 시간 전까지 응답받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