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받는 中 화웨이, 올해 1분기 순익 67% 급감

한동훈
2022년 04월 29일 오후 6:09 업데이트: 2022년 04월 29일 오후 6:48

미국의 고강도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또 부진한 실적을 냈다.

화웨이가 28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매출은 1310억 위안(24조9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 전분기 대비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익은 작년 1분기보다 66.5% 급감했으며, 이익률은 4.3%로 1년 전인 11.1%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 등 소비자 비즈니스 분야의 위축이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켄 후 화웨이 순환 회장은 “올해 1분기 소비자 비즈니스가 큰 영향을 받고 있지만, 전반적인 경영 성과는 기대에 부합한다”며 “정보기술·통신기술(ICT) 인프라 사업은 안정적 성장세에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19년 5월 화웨이를 중국 인민해방군이 소유한 기업으로 분류하고, 제재 명단에 등록했다. 26개 국가와 지역에 있는 산하 기업도 함께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총 84개 화웨이 관련 기업을 제재 명단에 추가해 기술 수출과 투자를 규제했다.

이 조치로 화웨이는 미국이 개발한 기술이나, 기술이 적용된 제품·부품의 도입이 금지됐다. 퀄컴사의 첨단 반도체를 비롯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확보할 수 없게 되면서 모바일 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이에 화웨이는 애국주의 마케팅으로 맞서며 2019년 3~4분기까지 자국 시장 점유율을 40% 전후로 유지했지만, 이후 다른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 밀리면서 주저앉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화웨이 스마트폰의 1분기 중국 시장 점유율은 6.2%에 그치며 7개 브랜드 중 6위를 기록했다. 1위는 중국 업체 비보(19.7%)였다.

연구개발(R&D) 투자비를 늘린 것도 화웨이의 실적 부진에 한몫한 것으로 여겨진다. 블룸버그는 회사 재무상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작년 매출의 22.4%(약 27조원)를 기술 자립을 위한 연구개발에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켄 후 회장 역시 실적보고서를 발표하며 R&D 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올해 우리는 여전히 도전적이고 복잡한 시장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