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권도 ‘줌(Zoom)’에 돋보기…사용자 정보수집 내역 공개 요구

에바 푸
2020년 04월 6일 오후 6:51 업데이트: 2020년 05월 28일 오전 10:01

미국 하원의원들이 화상회의 앱 ‘줌(Zoom)’ 개발사에 정보공개를 요청하고 나섰다.

중공 바이러스(우한폐렴) 사태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줌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만큼 사이버 보안을 갖췄는지 조사하기 위해서다.

3일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19인은 에릭 위안 줌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사의 이용자 정보수집 내역에 대해 밝히라고 요구했다.

서한에서는 회사 측에 보유 중인 데이터, 제3자와 공유하는 데이터, 데이터를 공유하는 제3자의 범위에 대한 답변을 제출하라고 했다.

여기에는 이용자 관심사 추적 여부, 클라우드 서버를 통한 회의내용 자동 저장 및 녹취 등에 관한 자료도 포함됐다.

줌은 최대 40분까지 무료이며 한 번에 100명이 동시에 화상회의에 참여할 수 있어 기업의 화상회의와 학교의 온라인 수업용 앱으로 인기를 얻었다.

특히 팬데믹 사태로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이상이 재택근무로 전환하면서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지난 3월 이용자가 하루 2억명을 기록했다. 작년 12월말 하루 이용자는 평균 1천만명이었다.

그만큼 부작용도 급증했다. 화상회의 중에 해커들이 무단 침입하고 온라인 수업 도중 갑자기 메시지 폭탄이 떨어지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음란물이나 인종차별 사진, 욕설, 혐오스런 이미지 폭탄으로 개인 채팅이나 수업이 중단되는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피해자 중에는 코네티컷 주의 검찰총장도 있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줌 개발사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고 페이스북 등 제3자와 개인정보를 수집·공유했다는 혐의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가 줌(Zoom)으로 화상회의 하는 장면 | 보리스 존슨

사용자 수백만 명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지 못했다는 혐의도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에릭 위안 CEO는 “데이터를 페이스북과 공유한 것은 사용자가 애플기기에 페이스북으로 로그인하는 것을 허용하는 기능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달 1일에는 “지역사회의 개인정보와 보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사과 성명도 발표했다.

성명에서는 “예상치 못한 사용자 폭증으로 사고들이 생겼다”며 페이스북에 정보를 보내는 기능을 없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줌의 문제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토론토 대학 산하 시티즌랩(Citizen Lab)은 줌이 사용자의 암호화키를 중국의 서버로 보내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표준화 방식이 아닌 자체적 개발한 보안방식을 사용해 데이터 유출 가능성도 제기됐다.

줌은 2011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중국 이민자 에릭 위한이 창업, 작년 나스닥에 상장됐다.

그러나 중국에 3개의 자회사를 두고 연구개발센터를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나, 회사 정체성에 대한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서한에 대한 답변 제출기한은 4월 10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