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기관 “中 악성 사이버 활동, 국방·국가안보 최대 위협”

이은주
2020년 10월 22일 오후 12:50 업데이트: 2020년 10월 22일 오후 1:08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20일(현지 시각) 중국 공산당(중공) 소속 해커들이 미국의 국방 및 국가 안보 네트워크를 노리고 있다며 경고했다. 또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NSA는 성명을 통해 방위 산업기반과 국가 안보 시스템, 국방부 정보망의 가장 큰 위협은 “중국 정부가 후원하는 악성 사이버 활동”이라고 밝혔다(성명서 링크).

NSA는 “중국 정부와 연관된 해커들이 미국의 민감한 지적 재산권과 경제, 정치, 군사 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런 위협에 맞서 암호 변경, 외부 관리 기능 비활성화 등과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성명에는 중국 해커들이 자주 사용하는 25개 사이버 취약점도 제시됐다.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Windows), 시스코(Cisco), 시트릭스 시스템(Citrix Systems) 등이 포함됐다.

중국 정부는 이런 미국 측 주장에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 같은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면서 “중국 정부는 법에 따라 모든 형태의 사이버 공격과 범죄에 대해 단호히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21일 기자회견에서 해당 의혹을 일축하고 미국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자오 대변인은 “NSA가 세계 최대의 사이버 공격과 스파이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면서 미국을 “해킹의 제국”으로 규정했다.

NSA의 이번 경고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중공 정권의 광범위한 스파이 활동에 대한 감시 노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 법무부는 지난 2018년 미국 사회에 침투한 중공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 대응방안(China Initiative)’을 발표했다. 중국의 산업 스파이 행위를 감시하고, 미국기업에 대한 중국의 지적 재산 탈취 등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법무부가 중국의 스파이 행위를 기소한 사례가 급속도로 증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 7월 초 “미국의 기술과 무역 기밀에 대해 중국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재산 갈취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레이 국장에 따르면 중국은 사이버 해킹부터 외국 기업 인수와 물리적 갈취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기술을 사용해 미국의 지적 재산을 탈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보 요원, 개인 회사, 대학원생, 연구자 등의 내부자를 포섭해 스파이 활동을 자행했다.

이밖에도 고위 당국자들에게 영향을 미쳐 대만과 홍콩, 전염병 대응에 대한 중국 정부와 같은 정책적 입장을 취할 수 있도록 대선에도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미국 내 침투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지난 7월 미국 기업들과 할리우드가 단기 이익을 좇아 “중국의 꼭두각시가 됐다”면서 “그 대가로 미국의 자유와 개방성을 내놓는다”고 비판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달 4일 중국 정권은 미국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민주화를 위해 경제적 특혜를 베푼 미국의 대중 접근방식을 “지난 40년간 미국 외교정책에서의 가장 큰 실패”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