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 CDC 국장 “코로나19 中 연구실 유출설 주장 이후 위협받아”

2021년 06월 4일 오전 11:07 업데이트: 2021년 06월 4일 오전 11:07

로버트 레드필드 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과 관련해 ‘중국 우한 연구실 유출설’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레드필드 전 국장은 3일(현지시간) 미 잡지사 ‘베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다른 가설을 제안했기 때문에 동료 과학자들 사이에서 배척당하고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로부터 이런 반응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고도 했다.  

레드필드 전 국장은 인종적으로 둔감하다고 여겨지는 일부 사람들에게서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저명한 과학자들로부터 위협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레드필드 전 국장은 지난 3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연구실에서 유출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이후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미국 주류 언론과 전문가들이 자연 발생설에 무게를 두던 시점이었다.

당시 그는 “실험실에서 연구 중인 호흡기 병원체(pathogen)가 실험실 연구자를 감염시키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면서 연구실 유출설을 제기했다. 

그는 “병원체가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겨갈 때 어떻게 하면 인간 간의 전염에서 점점 더 효율적으로 되는지를 알아내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전염되기 시작한 것이 2019년 9~10월 무렵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코로나 전파 사실을 알린 2019년 12월보다 몇 개월 더 이르다. 

중국 우한에 위치한 바이러스 연구소 전경. 2020.4.17 | Hector Retamal/AFP via Getty Images/ 연합

레드필드 전 국장은 “여전히 이 병원체의 가장 개연성 있는 병의 원인이 우한 연구실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탈출한 것이다”며 “다른 사람들은 이를 믿지 않는다. 그래도 괜찮다. 과학이 결국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코로나 전파 사실을 알리면서 첫 집단감염 사례를 우한 수산시장과 연관 지었다. 이 때문에 인간과 동물 간 접촉으로 인한 바이러스 유출설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의 근원과 발생 상황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자연 발생설에 대한 정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중국이 바이러스 발원지라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내부 고발자를 침묵시킨다는 비판도 제기됐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바이러스가 중간 동물 숙주를 거쳐 인간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연구소 유출설에 비판적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 등으로 코로나19 연구소 유출설과 관련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6일 미 정보 당국에  바이러스 발원에 대한 두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90일 이내에 보고하라고 요청했다.

/이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