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자담배 관련 폐질환 확진 및 의심 환자 805건…“마리화나 함유 전자담배 사용 반대”

보웬 샤오
2019년 09월 30일 오후 7:12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58

미국 보건 당국이  최근 전자담배 사용자들의 질병과 사망이 잇따르면서 조사 결과를 근거로 사람들에게 전자담배나 가향 전자담배 흡입(베이핑)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마리화나 화학물질 테트라히드로카나비놀(THC)이 함유된 제품이 미국에서 발생한 수백 건의 전자담배 관련 폐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마리화나(marijuana)는 대마초를 지칭해 부르기도 하며, 본래 대마초의 잎사귀, 꽃, 줄기 및 씨앗을 말려서 만든 일종의 마약이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7일(현지시간) 발표한 사망률 및 사망자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폐 질환자 중 77%가 THC와 니코틴을 함유한 전자담배를 사용했거나 베이핑을 했다.

24일의 최신 정보를 토대로 지난주 전자담배 관련 폐 질환 환자는 확진 및 의심 환자를 포함해 805건으로 집계됐다. 10개 주에 걸쳐 사망자 12명을 포함한 수치다.

수집된 정보는 46개 주와 서인도 제도의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 대상 평균 연령은 23세다. CDC의 지난주 보고서는 전자담배 관련 사건에 대해 최초로 미국 공식 종합 자료를 제공한다.

CDC는 이에 대한 조사는 진행 중이며, 최근 갑자기 늘어난 질병과 사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CDC 수석 부국장 앤 슈차트는 27일 기자들에게 “특정 용매나 혼합물이 폐를 손상시키는지, 단일 원료에서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여러 원료에서 발생한 것인지 등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전자담배는 사람들의 금연을 돕기 위한 도구로 판매돼 왔지만, 미국 젊은이들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고 이와 관련해 심각한 폐 질환이 급증하면서 규제 심사가 강화됐다. CDC에 따르면 이 제품들은 니코틴, THC, 카나비노이드(CBD) 오일 등을 함유한다.

위스콘신 주와 일리노이 주의 별도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환자가 단일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보고했지만, 환자 중 2/3가 마리화나 THC를 함유한 댕크 베이프(Dank Vapes) 카트리지를 사용했다. 댕크 베이프는 미국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전자담배용 카트리지 브랜드다.

9월 초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위스콘신주와 일리노이주에서 광범위하게 인터뷰한 결과 폐 질환 환자의 절반 이상이 댕크 베이프를 사용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은 최근 전자담배로 인한 폐질환 환자가 급증하자 이를 대처하기 위해 행정 조치를 취했다.

캘리포니아 개빈 뉴섬 주지사는 16일, 젊은이들의 전자담배 사용을 막기 위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이 명령에 따라 캘리포니아 공중보건부(CDPH)가 주 전역에 걸쳐 2천만 달러(약 239억 원) 규모의 교육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디지털 및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청소년과 부모를 대상으로 니코틴 흡입과 대마초 산물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음을 널리 알리기 위한 계획이다.

하루 앞서 뉴욕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 주에서 향이 가미된 전자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긴급명령을 발표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과일 및 사탕 향 전자 담배를 제조하는 업체가 의도적으로 또는 무모하게 청소년을 겨냥하고 있다, 오늘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으며 미성년자에게 의도적으로 흡연 제품을 판매하는 소매업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히며, 미국 내 가향 전자담배 퇴출 움직임으로 번져가고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성인 약 800만 명과 어린이 500만 명도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있다.

베이핑(vaping)은 향료와 니코틴을 이용해 만든 액체를 기화시켜 흡입하는 행위를 말하며, 유통되는 액상형 가향 담배 흡연을 주로 베이핑한다고 말한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2003년 중국의 루옌(RUYEN) 사에서 최초로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