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부-무역대표부, 對중국 관세 두고 엇박자… “도움 안 돼” vs “매우 중요”

2021년 07월 20일 오후 1:39 업데이트: 2021년 07월 20일 오후 1:39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미·중 무역협정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는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미국 소비자에게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관세는 “무역정책을 위한 합법적 도구이자 공정 무역을 위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옐런의 이 같은 발언은 바이든 정부가 미·중 경제 관계를 폭넓게 검토한 지 7개월째 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1월 중국과 맺은 1단계 무역협정을 바이든 대통령이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재무부 장관과 무역부 대표는 미국 측 협상 대표로 미·중 무역협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지난 16일 자 NYT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트럼프 정부가 36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를 언급하면서 관세가 제대로 설계됐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일주일 간의 유럽 순방을 마친 옐런 장관은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은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미국의 이익이 무엇인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견해다”라고 했다.

옐런 “대중 관세 부과는 경제에 무익”

앞서 소개했듯이, 옐런 재무부 장관은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옐런 장관은 “관세는 소비자에게 세금 부담으로 돌아간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어쩌면 미국 소비자들에게 손실을 입혔을 수 있다. 지난 정부가 진행했던 그런 협상은 우리와 중국 사이의 근본적 문제를 여러 면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NYT는 미·중 간 다른 이슈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무역협상은 어떤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정부는 16일 홍콩에 있는 미국 기업들은 전자 감시를 받을 수 있고 당국에 고객 데이터를 제출해야 하는 등 홍콩에서 사업을 하는 데 따르는 위험에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NYT는 또, 중국의 정책 입안자 2명의 말을 인용해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철폐 조치를 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옐런 장관은 6월 1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 겸 미·중 무역협상 중국 측 대표와 화상회의를 갖고 대화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정부는 징벌적 관세를 통해 미·중 간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고, 중국 공산당의 미국 지식재산권 탈취를 막고,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해소하려 했다.

중국 당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3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에 부과한 관세 정책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 베이징은 협상 때마다 미국 측에 관세 철폐를 요구했고, 워싱턴은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카드로 관세 유보를 고수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지금까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신임 무역대표부 대표 “1단계 무역협정 이행할 것”

캐서린 타이 신임 무역대표부 대표의 대중(對中) 관세에 대한 최신 의견은 알려지지 않았다.

타이 대표는 의회 청문회에서 미·중 1단계 무역협정을 이행하고 미국 정책의 연속성을 존중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타이 대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관세가 가치 있는 정책 도구라고 생각한다”며 “관세는 우리의 공정 무역을 위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철강과 알루미늄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글로벌 시장 문제가 존재하며, (그것이) 주로 중국의 과잉 생산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이 단계적 합의에서 약속한 구조적 개혁을 이행하도록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타이 대표는 “베이징은 이러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서 그는 구조적 개혁 약속을 어떻게 이행할지 베이징과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길은 나 이전의 미국 무역 대표들이 잘 걸어왔다”고 덧붙였다.

클레트 윌럼스(Clete Willems) 전 백악관 무역자문위원은 앞서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들이 미국의 전반적인 의사 결정에 깊이 개입하는 상황에서 타이 대표가 미국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윌럼스는 타이 대표와 함께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미국을 대표해 일한 적이 있다.

전임 무역대표부 대표 “관세 정책을 이어가는 것은 후손들 위한 것”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 대표는 미국 언론과의 퇴임 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후임 대표에게 공개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미국과 세계가 중국과의 경쟁에서 패배하면,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바이든 정부는 압력을 견뎌야 한다고 충고했다.

라이트하이저는 바이든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트럼프 정부의 기존 무역정책을 유지하고 트럼프 정부의 모든 무역협정 규정을 확고히 집행하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집행한 뒤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바이든 정부는 베이징과의 경쟁을 영원히 경계해야 한다며 1단계 합의를 통해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적절한 곳에 새로운 관세를 추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라이트하이저는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이어가는 것은 우리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후손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트하이저는 “이것은 우리가 살아갈 곳과 우리 아이들을 키울 커뮤니티의 미래를 결정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