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원들 “홍콩 시위대 지지”..UN “홍콩 경찰 비살상 무기 사용” 첫 비난 성명

하석원
2019년 08월 16일 오후 10:14 업데이트: 2021년 02월 6일 오전 9:09

미 상원 테드 크루즈 의원 등 공화당 의원들이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며 중국 정부와 홍콩 행정부를 비난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지하철 역사 내 최루탄 발사, 경찰이 쏜 콩주머니탄에 맞은 여성 시위 참가자의 한쪽 눈 실명 등 홍콩 정부의 과잉진압에 대해 국제사회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엔의 첫 비난 성명도 나왔다.

12일 미국 상원 테드 크루즈 의원과 마코 루비오  의원, 하원 테드 요호 의원은 최근 홍콩 위기에 “중국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발언했다.

크루즈 의원은 “중국 공산당이 홍콩의 자유와 자치를 빼앗기 위한 움직임을 심화시키고 있다. 홍콩 시민은 10주간 시위했지만 돌아온 것은 더 많은 위협과 억압이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초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발해 거리로 뛰쳐나온 홍콩인들은 무려 100만명을 넘어서며 사안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법안이 통과되면 홍콩인과 홍콩에 머무는 외국인까지 중국에 끌려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됐다.

이후 홍콩 시민들은 주말마다 거리로 몰려나왔다. 오는 18일에는 센트럴 금융지구에서 또 한 차례 퍼레이드가 예고됐다.

요호 의원은 12일 “국제공항 점령 등 홍콩의 계속된 저항은 홍콩(정부)의 범죄인 인도 법안이 잘못됐으며 중국 공산당의 지속적으로 자유를 침해했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썼다.

루비오 의원 역시 자기 트위터에서 “그들(중국 정부)은 그들이 즐겨쓰는 표현처럼 온화하고 책임감 있는 위정자가 아니라 악랄한 권력자들”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지도부는 시위대를 비난하면서 홍콩 행정부와 경찰을 옹호했다. 중국 국무원 홍콩 마카오 판공실은 시위대를 “처벌해야 할 급진적인 범죄자”로 규정했으며, 중국 관영언론은 시위를 ‘테러’라고 부르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9일 이후 홍콩인 수천 명은 홍콩 국제공항 청사 내 연좌시위에 들어갔다. 경찰의 과잉진압을 국제사회에 알리려는 시도였다. 공항 당국은 운영이 어려워졌다며 12~13일 항공편을 수백 편 취소했다.

그동안 침묵하던 유엔도 입을 열었다. 미첼 바첼레트 인권 고등 판무관은 홍콩 시위와 관련해 첫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바첼레트 판무관은 “경찰이 혼잡하고 밀폐된 지역이나 직접 개인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면 사망이나 치명상을 입힐 상당한 위험이 있다”며 “경찰의 무력 사용을 조사하고 교전수칙을 지켰는지 확인하라”고 홍콩 정부에 촉구했다.

루퍼트 콜빌 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도 제네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홍콩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국제규범과 기준에서 금지하는 군중 통제 장비를 배치했다”며 “유엔 인권국은 홍콩 경찰이 국제규범과 기준에서 금지하는 방식으로 비살상 무기를 사용했다는 믿을만한 증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홍콩을 향한 지지 표명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홍콩 정부에 몇 가지 조언을 했다.

펠로시 의장은 자기 트위터에서 “캐리 람 홍콩 장관이 시위 지도자들과 만나 범죄인 인도법안 철회, 경찰 폭력 종식, 보편적 참정권 부여 등 정당한 불만에 귀를 기울이고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람 장관은 지난 6월  송환법을 보류했으며 대규모 시위 발생 후 송환법이 “죽었다”고 말했지만 시위대의 송환법 정식 철회 요구는 거부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시위대를 응원했다.

그는 “홍콩 시민들은 억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들의 운동은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확실히 했다. 그들은 우리의 응원과 세계의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트위터에 썼다. 

한편, 크루즈 의원은 홍콩의 자치권과 관련해 중국 정부에 엄중히 경고했다.

그는 “미국과 홍콩의 관계는 중국 정부에 달려있다. 중국 공산당이 홍콩의 자치 보장을 거부하면 미국은 그 관계를 재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당국이 송환법을 철회하고 홍콩의 특별 지위 보호 조치를 취할 때까지 홍콩 정책 재평가법을 상원에서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