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사당 습격 당시 경찰이 큐어넌 주술사 호위” FOX

조셉 M. 한네만
2023년 03월 10일 오후 8:07 업데이트: 2023년 03월 10일 오후 8:07

미국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 때, 특이한 복장으로 눈길을 끌었던 제이컵 챈슬리(35)를 경찰이 들여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큐어넌 주술사’로 불리는 챈슬리는 상의를 벗은 채 소뿔이 달린 털모자를 쓰고 얼굴에는 페인트를 칠한 모습으로 인해 습격 사건을 상징하는 인물처럼 여겨져왔다.

현재 복역 중인 챈슬리가 사건 당일 경찰에 의해 국회의사당 안으로 안내됐음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의 간판 진행자 터커 칼슨은 지금까지 미공개된 사건 당일 국회의사당 감시카메라(CCTV) 영상 4만1천 시간분을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를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공개했다.

칼슨은 “경찰이 챈슬리를 저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를 호위했다”고 밝혔다.

이 영상에 따르면, 경찰은 챈슬리를 의사당 입구로 데려간 뒤 잠겨진 문을 열려고 했다. 당시 챈슬리는 비무장 상태였으며, 접촉 가능한 거리에 최소 9명의 경찰이 있었다는 점에서 경찰이 챈슬리의 위협이나 강압에 의해 문을 열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칼슨은 “챈슬리는 자유롭게 활보했으며, 경찰들은 아무도 그의 발걸음을 늦추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며 “챈슬리는 의사당 경찰이 자신의 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영상에서 챈슬리는 상원 회의실에서 기도를 올렸으며 경찰에 감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칼슨은 폭스뉴스 PD들이 지난 총선 승리를 통해 하원을 탈환한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도움을 받아 감시 카메라 영상을 검토할 수 있었으며, 의사당 습격 사건과 관련된 영상만 추려냈다고 설명했다.

챈슬리는 사건 이후 미국 주류 매체와 민주당 주요 의원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미국 전역에 알려졌으며, 습격 사건이 극우단체의 난동에 의한 것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로 지목됐다.

그는 2021년 9월 공무집행 방해죄를 인정했고, 법원은 3년 5개월(41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워싱턴 연방지방검찰이 구형한 4년 3개월 형에서 감형된 처분이었다.

챈슬리는 상원 회의실 연단에 오르거나 의사당 내부 복도를 걸어 다녔을 뿐이며 폭행이나 시설물 파손 혐의 등은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약 1천 명의 피고인 중 가장 긴 기간의 징역형을 받았다.

칼슨은 지난 2년간 주류 매체에서 “테러리스트”, “사형감”이라고 묘사해온 챈슬리가 실제로도 그랬는지 영상을 통해 비교해달라고 주문했다. 언론이 그를 과격 분자로 몰아갔다는 것이다.

챈슬리는 재판에서 사건 당일 워싱턴에 와 행정부 내부의 이른바 ‘배신자들’을 폭로하고 선거 부정행위를 하지 말라고 항의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건 당일인 2021년 1월 6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지자들을 향해 “평화롭게 귀가해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챈슬리는 의사당에 난입한 다른 이들에게 귀가할 것을 권유했다.

폭스뉴스가 공개한 미 국회의사당 내부 CCTV 미공개 영상. 미국 주류매체를 통해 ‘테러리스트’로 보도됐던 큐어넌 주술사 제이컵 캔슬리가 경찰의 제지를 받지 않고 의사당 내부를 이동하고 있다. | 폭스뉴스 화면캡처/AP/연합뉴스

챈슬리는 프랑스TV와의 인터뷰에서 “사건 당일 나는 상원 회의실에 들어갔고 바이든의 의자에 앉았다”며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어 “공산주의자와 글로벌리스트들은 우리에 맞서 영적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그들의 방식은 우리의 신성한 공간을 모독하는 것이다. 상원은 신성하고 진실을 위한 협력의 공간이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그곳은 거짓과 반역으로 가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는 그 회의실에서 기도를 드렸다. 모든 악을 추방하고 신성한 창조주를 우리 삶과 상원으로 다시 모시기 위해서 상원에서 기도했다”고 말했다.

칼슨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또 하나의 새로운 내용도 언급했다.

의사당 습격 사건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진 레이 엡스가 이번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하원 특별위원회 조사관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미국 주류 매체를 통해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는 트럼프 지지자로 보도된 엡스는 특위 조사관에게 자신이 습격사건을 모의했으나 당일 현장을 바로 떠났다고 진술했다.

2021년 1월 5일 시위대에게 의사당 습격을 촉구하는 레이 엡스(가운데 빨간 모자 착용 남성) | Villain Report/에포크타임스 캡처

그러나 칼슨은 “CCTV 영상을 보면 엡스는 사건 직후 최소한 30분은 의사당에 남아 있었다”며 “그가 뭘 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으나 조사관에게 거짓 진술을 한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엡스가 사건 하루 전날 시위대에게 다음 날 의사당으로 행진하자고 선동하는 영상이 나돌고 있다.

또한 엡스가 6일 백악관 부근의 한 광장에서 사람들에게 의사당을 향해 행진하자고 재촉하는 모습과 의사당 서쪽에서 경찰이 설치한 저지선을 군중과 함께 돌파하는 모습도 여러 영상에서 포착됐다.

그러나 엡스는 이번 사건으로 체포되거나 기소되지 않았으며, 정부기관에서 파견한 잠입 수사관이나 밀고자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하고 있다.

칼슨은 민주당 소속 베니 톰슨 하원의원이 이끌었던 의사당 습격사건 조사특위가 이미 해체되긴 했지만 해제 전까지 거짓과 기만으로 가득 찼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위는) 사건을 조사하는 게 아니라 방송을 통한 여론 재판이 목적이었다”며 “조사 초반부터 청문회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과열됐고 과격한 논쟁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당 의원들은 미국의 모든 역사적 비극이란 비극은 모두 가져다가 1월 6일 사건에 비유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