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위챗·틱톡 등 중국 앱 규제 강화…중국 기업에 ‘빨간불’

이은주
2020년 08월 13일 오전 10:23 업데이트: 2020년 08월 13일 오후 1:10

미국의 중국 앱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중국 기술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앱 틱톡(TikTok)과 위챗(WeChat)의 연이은 금지 조치에 따라 중국 기술기업들도 그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미국기업들에 각각 위챗의 모기업인 텐센트와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의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2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시행시한은 서명일로부터 45일 후이다.

금지령이 발표되자 텐센트의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중국의 3대 기술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는 480개 이상 기업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에픽 게임즈, 액티비전 블리자드, 유비 소프트 등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줌(Zoom), 화웨이 등 중국의 기술기업에 대한 보안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미국 정부가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철저한 검열에 나섰다.

국가정보법을 근거로 중국기업이 확보한 정보를 중국 공산 정권에 제공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보안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중국은 지난 2017년 6월 국가정보법을 통과시키고 모든 중국 국민과 기업은 정부가 요청하면 자료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ASPI) 마이클 슈브릿지 연구원은 지난 11일 에포크타임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위챗을 둘러싼 정밀한 조사가 강화될 것”이라면서도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이 지원하는 기술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이것은 5G에 대한 토론에서 더 나아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특정 디지털 플랫폼의 성장이 (중공) 정부의 데이터 수집과 사이버 운영을 가능케 할 것이라는 정책 담당자의 인식과 더불어 전자상거래의 전략적 경쟁의 시작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공 정권의 위챗을 이용한 검열에 대한 증거가 국가 안보의 위협을 의미하기 때문에 미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 확장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위챗은 단순히 메시지와 소셜미디어 앱 이상의 국제적으로 성장하는 대규모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공 정권의 플랫폼 운영에 대한 규제가 강하고, 이를 국외에서도 분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로열 멜버른 공과대 사이버보안학과 매트 워런 교수는 지난 11일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위챗 금지 조치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챗 시장이 아시아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계획에는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인도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 6월 29일 인도 정부는 중국 앱이 “인도의 주권과 안보를 침해했다”며 중국 앱 59개 사용을 금지했다.

워런 교수는 “중국 앱을 사용하던 3억 명의 인도 이용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번 금지 조치가 위챗의 해외 사업에 대한 야망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새로운 규정으로 인도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면서 “호주는 조치를 취하기 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호주에서는 3백만 명 이상이 위챗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용자 가운데 38%는 비중국어 사용자들이다.

이처럼 호주에서 중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위챗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현지 기업들이 위챗페이를 이용해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결제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위챗페이는 텐센트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텐페이가 위챗과 연동된 것으로 위챗 메신저를 통해 간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호주의 많은 관광·요식 업체들이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위챗페이를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중국 앱 금지 조치와 함께 ‘청정 네트워크’ 구축을 언급하면서 중국 앱을 중심으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도, 미국에 이어 호주 정부마저 중국 앱 사용 금지를 결정한다면 위챗을 이용하는 중국 국적의 해외 거주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워런 교수는 “호주의 위챗 금지는 중국 내 가족, 친구와 연락하기 위해 위챗을 이용하는 300만 명의 이용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제 이러한 이용자들은 중국의 방화벽을 막고 있는 서구권 앱에 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