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엔비디아 AI용 반도체 中 수출 금지…“알리바바·텐센트에 직격탄”

미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에 인공지능(AI)용 반도체 2종의 중국 수출을 중단하라고 통지했다. 

중국 본토에는 해당 반도체의 대체품이 없기 때문에 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첨단기술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美, 엔비디아 AI용 첨단 반도체 중국 수출 금지

로이터통신과 CNBC 등은 8월 31일(현지시간) 엔비디아 발표를 인용해 미국 당국이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인 A100과 H100을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 수출 금지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미국 당국이 이번 조치를 취한 것은 해당 제품들이 중국에서 군사용으로 쓰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이번 수출 금지 품목에는 엔비디아가 내놓을 반도체 중 성능이 A100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제품 또는 해당 반도체가 탑재된 시스템도 포함된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일 “엔비디아는 내년 3월까지는 미국 고객들이 주문한 A100을 중국(본토)에 수출할 수 있으며 내년 9월까지 홍콩을 경유해 A100과 H100을 중국으로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애널리스트, 중국 본토에는 A100·H100 대체 제품이 없다  

엔비디아가 지난 2020년 5월에 출시한 A100은 앙페르(Ampere·엔디비아 GPU의 초소형 구조 명칭) 아키텍처를 적용한 첫 GPU 칩으로 인공지능(AI) 훈련과 추론에 사용된다. H100은 엔비디아가 올해 3월에 출시한 A100의 차세대 모델로 성능이 A100보다 7배 뛰어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자산운용사 제프리스(Jefferies)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A100과 H100의 가장 큰 고객군은 중국 클라우드 제공 기업들과 대형 인터넷 기업들”이라고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본토에는 대체 제품이 없다. 수출 금지 품목에 없는 엔비디아 저성능 반도체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저성능 반도체를 대용으로 사용하면 첨단 반도체보다 (그래픽) 처리 속도가 떨어질뿐더러 드는 비용은 오히려 더 비싸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AI 반도체 수출 중단에 직격탄을 맞을 중국 기업들 

엔비디아는 이번 수출 제재 때문에 올해 3분기에 4억 달러(약 5395억원)의 매출 손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미국의 반도체 제재 때문에 중국의 AI 야망이 타격받을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중국 고객사를 나열했다. 

WSJ에 따르면 A100을 사용하는 중국 기업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이다. 알리바바는 A100을 통해 AI의 알고리즘과 고성능 컴퓨터 등을 훈련한다. 중국 3위의 클라우드 업체를 운영하는 텐센트는 이미 데이터 분석, 동영상 분석 등 다른 분야에도 A100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자사의 기술이 BYD 등 중국 자동차 제조기업들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다국적 전자기기 회사 레노버(Lenovo)와 중국 최고의 클라우드 컴퓨팅 및 빅 데이터 서비스 제공업체인 인스퍼(Inspur)도 엔비디아의 제품을 사용한다. 

WSJ은 이번 AI 반도체 수출 제재에 대해 각 업체들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텐센트는 거절했고 알리바바, 바이두, 레노버와 인스퍼는 응답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에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신청을 제기할 방침이지만 승인받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에 진출할 사업을 부분적으로 해외로 옮길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진작에 독재정권에 AI 반도체 수출 억제했어야 했다”

판허린(盤和林) 중국 절강(浙江)대학 금융과학기술연구원 연구원은 중국 매체 차이롄서(財聯社)에 “첨단 GPU 반도체를 제한하면 중국의 전체 인공지능 해시레이트(연산처리 능력)도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전문가인 린중난(林宗男) 대만대학 전기공학과 교수는 1일 에포크타임스에 첨단 기술 기업들이 전체주의 국가에 첨단 AI 기술을 수출하는 행위를 일찍이 막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첨단 GPU 반도체 기술은 독재 정권(중국 당국)이 살인 기술·무기를 개발하거나 위구르 같은 지역에서 국민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첨단기술 기업들은 경제 이익을 좇아 전체주의 독재 정부를 도와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 첨단 과학 분야에서 세계는 자유 진영과 공산전체주의 진영으로 나뉠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아직 자체 GPU 반도체 기술을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