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 ”中, 남미 인공위성 지상국 이용해 스파이 활동”

최창근
2022년 10월 12일 오후 1:06 업데이트: 2022년 10월 13일 오전 11:30

미국과 중국 간 전략 경쟁 무대가 우주로 확대 중이다.

이 속에서 미국에서는 중국이 남아메리카에 설치한 인공위성 지상국을 이용하여 스파이 행위를 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소(CSIS)는 지난 10월 4일 보고서를 펴내 “중국이 남아메리카에 설치한 인공위성 지상국 등 우주 네트워크가 형식상 민간용이긴 하지만 미국과 다른 나라의 우주선들을 감시하거나 모니터링하고 심지어 잠재적으로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략국제연구소(CSIS)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아르헨티나,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남아메리카 지역에 인공위성 지상국을 잇달아 설치했다. 칠레에서도 스웨덴 우주공사(SSC)의 지상국을 임대해 사용 중이다.

문제는 중국이 이들 국가와 체결한 계약 내용이 불투명하고 포괄적이라는 점이다. 또 지상국은 기본적으로 군사용으로 전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보고서에서는 “중국 우주 개발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위험이 비롯된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사실상 중국의 모든 우주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더하여 “중국 정부 당국도 우주에서의 군사적 행동을 배제해오지 않고 있지만 특히 중국 핵심 민간 우주 개발 기구 국가항천국은 인민해방군의 강력한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의 우주 관련 지상국 네트워크들이 실제로 인민해방군이 소유·운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베이더우(北斗) 위성항법시스템을 비롯하여 다수 위성을 발사했다. 지구상에서는 인공위성 추적 전용 선박인 유안왕(遠望)급 함선들을 운용 중이기도 하다.

중국이 인공위성 위치 추적용 함선인 유안왕급 선박들은 중국위성발사추적관제본부(CLTC)가 운용하는데, 이 조직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2015년 우주전·전자전·사이버전 대응을 위해 창설한 전략지원군 소속이다.

아르헨티나 네이켄에 설치된 에스파시오 레자노 지상국도 중국위성발사추적관제본부(CLTC)가 소유하고 있는데, 아르헨티나 정부와 중국 정부는 이곳에 대한 임대 계약을 체결하면서 “50년간 운영에 대해 간섭하거나 방해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사실상 조차(租借) 조약인 셈이다.

앞서 크레이그 팰러 미국 남부사령부 사령관은 2019년 의회 청문회에서 “35m 높이에 직경 13.5m 안테나인 네이켄 지상국 능력이 미국과 동맹국들의 우주 활동을 감시하고 표적화할 수 있다.”고 증언한 적이 있다.

실제 의혹은 국제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2020년 호주 정부는 중국을 대신해 위탁 업무를 수행해 온 스웨덴 우주공사(SSC)와 지상국 임대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해주지 않으면서 안보 위협 가능성을 이유로 제시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 6월 중국 우주물체 추적 선박인 ‘유안왕 5호’의 스리랑카 항구 입항에 강력 반대하기도 했다.

항공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 뉴스는 “지상국은 지리적으로 세계 여러 곳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지정학적 요소에 따라 갈등과 우려의 대상이 돼 왔다. 미·중 관계의 변화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 논쟁이 될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