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생산자물가도 최대 폭등…금리인상 압력 최고조

한동훈
2021년 12월 15일 오후 4:22 업데이트: 2021년 12월 15일 오후 6:04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9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데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한해, 치솟는 물가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며 우려 목소리를 억누르던 연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금리 인상 압력도 더 높아지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연방 노동부는 11월 PPI가 전년 동기 대비 9.6% 뛰어 2010년 11월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산정하는 근원 PPI도 6.9%를 기록하며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점을 찍었다.

PPI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도매 물가를 나타낸다. 도매물가지수로도 불린다. 생산자가 도매상에 공급하는 물가지수이므로 CPI의 선행지수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 10일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CPI 상승률도 6.8%를 기록해 1982년 이래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전월(10월) CPI도 6.2%를 기록해 30년 만에 기록적 수치를 나타냈는데 한 달 만에 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사상 최대로 높아지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 지지도는 연일 추락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공급망 문제 등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려운 문제가 겹치면서 지난달 지지율은 취임 1년도 안 돼 최저치인 41%로 떨어졌다.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53%로 높아지면서 정권 위기설까지 나돈다.

전문가들은 위기에 빠진 바이든 행정부를 구하기 위해 연준이 이미 앞당기기로 한 금리인상 일정을 더 앞당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달 초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채권을 매입해 시장에 돈을 푸는 정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을 11월 말부터 실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후 가진 공개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시작 결정이 금리인상을 직접 시사하지는 않는다”며 언론이 금리인상을 기정사실처럼 보도하지 않도록 선을 그었다.

그러나 물가급등이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예상이다.

이달 14~15일 예정된 FOMC에서도 테이퍼링 속도를 지난달에 설정한 매월 150억 달러씩 축소에서 300억 달러씩 축소로 두 배 높여 잡으리라는 전망이 경제 관측통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테이퍼링이 마무리되는 대로 금리인상도 단행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