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의원, 법무부에 파우치 회부…거짓 증언 혐의

캐서린 양
2023년 08월 14일 오후 3:29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2:12

미 공화당 소속 랜드 폴 상원의원이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법무부에 회부했다. 중국 우한에서 수행된 연구에 대해 거짓 증언을 한 혐의다.

지난 2021년 5월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파우치 전 소장은 “미 국립보건원은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 자금을 지원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후 파우치 전 소장의 이메일이 공개되며 이는 거짓임이 밝혀졌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입수한 바에 따르면, 폴 의원은 매튜 그레이브스 연방검사에게 “파우치 전 소장의 증언은 이후 밝혀진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별도의 청문회에서 폴 의원은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다는 파우치 전 소장의 증언을 두고의회에서의 허위 진술은 중죄에 해당한다고 경고하며 이전 진술을 철회하거나 수정할 기회를 제공했다파우치 전 소장은 “나는 의회 에서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면서 “내가 한 진술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서한에서 폴 의원은 미 하원 코로나 팬데믹 특별 소위원회가 공개한 이메일 일부 내용을 거론하면서 “파우치 전 소장의 동료들도 증언의 일관성이 없음을 인정했다. 의회 청문회는, 특히 미국 시민의 건강과 복지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정부 관료가 정치 게임을 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에포크타임스는 미 법무부에 폴 박사가 요구한 조사(코로나19 기원과 관련된 정부 자료 제출 등)에 착수할 것인지 문의한 상태다.

앞서 폴 의원은 메릭 갈랜드 미 법무장관에게 해당 조사를 의뢰했으나 조치가 취해지지 않자 그레이브스 검사에게 다시 의뢰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능 획득 관련 이메일

2020년 2월 1일(현지 시간), 파우치 전 소장은 프랜시스 콜린스 당시 미 국립보건원장과 함께 과학자들의 회의에 참여한 후 미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했다.

파우치 전 소장은 “여러 방면으로 염기서열을 살펴본 결과 박쥐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했다고 보기엔 매우 이례적인 돌연변이가 있었고 일부 특성이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이어 “우한대학교의 과학자들이 박쥐 바이러스에 대해 기능 획득 실험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고, 우한에서 (코로나19) 발병이 시작됐기 때문에 의심이 더욱더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미 국립보건원이 기능 획득 범주에 속하는 연구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사실이다. 미 국립보건원 보조금을 받은 우한의 연구소는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을 유전적으로 조작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하원 소위원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파우치 전 소장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은폐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이메일에서는 파우치 전 소장이 코로나19의 기원과 관련, 실험실 유출설을 반박하기 위한 논문 발표를 촉구한 사실도 밝혀졌다.

2월 1일 회의가 있고 3일 뒤, 회의에 참석했던 과학자 4명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추정 기원’ 제하의 논문을 제출했다. 파우치 전 소장과 콜린스 전 원장은 이를 검토했다.

그러나 해당 논문은 곧바로 승인되지는 않았는데, 실험실 유출설을 완전히 반박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코로나 바이러스가 말레이시아 천산갑에서 유래했을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되고 나서야 논문은 승인됐다. 하원 소위원회에 따르면, 논문 저자 중 한 명은 “천산갑 데이터가 설득력이 없다”고 고백하는 이메일을 썼다.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Anna Moneymaker/Pool/Getty Images/연합뉴스

증언

이 같은 이메일 내용을 토대로 폴 의원은 파우치 전 소장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폴 의원은 우한에서 수행된 실험 연구에 대해 “이 실험은 인간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동물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결합해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는 새로운 인공 바이러스를 만드는 실험”이라고 비판했다.

또 해당 실험은 미 국립보건원이 연구비를 지원한 실험으로, 지난 2014~2017년까지는 국립보건원의 연구 중단 명령에도 따르지 않았다고 폴 의원은 설명했다. 폴 의원은 “실험은 어떤 조사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폴 의원이 제시한 연구에 대해 파우치 전 소장은 “자격을 갖춘 직원들이 분석한 결과 기능 획득 기능이 없다고 판단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폴 의원을 향해 “당신은 솔직히 당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날을 세웠다.

파우치 전 소장과 폴 의원은 실험에 사용된 바이러스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아니라는 점에는 둘 다 동의했다.

논쟁의 여지는 미 국립보건원과 미 보건복지부가 기능 획득에 대해 서로 다른 정의를 내리고 있다는 부분에 있다.

파우치 전 소장은 자신의 주장을 일관적으로 반복하고 있다.

자신은 숨길 게 없고 지난 몇 년 동안 코로나19 발병과 관련해 실시한 모든 업무와 정책 등에 대해 완벽하게 변호할 수 있기 때문에 기꺼이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게 파우치 전 소장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폴 의원은 거짓 진술을 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는 미 형법 규정을 언급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