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주의 만세!”… 1943년, 마오쩌둥이 미국 찬양한 이유

리무양(李沐陽)
2019년 07월 10일 오후 2:19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9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트럼프는 관례를 깨고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서 독립기념일 연설을 했다. 올해 미국의 독립기념일 축하행사에는 장갑차 전시와 군용기 저공편대 비행 등의 프로그램이 추가됐으며, 리플렉팅 풀(Reflecting Pool) 양쪽에 모여든 수많은 미국인이 트럼프의 연설을 경청하며 미국에 경의를 표했다.

마오쩌둥 “7월 4일 만세! 민주주의 미국 만세!” 외쳐

미국 전체가 미국 독립 243주년 축하 무드일 때 중국에서 ‘신화일보(新華日報)’ 1943년 7월 4일자 사설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직접 쓴 ‘미국 독립기념일에 바치는 민주주의 찬가’ 제하의 당시 사설에 따르면, 마오쩌둥은 미국 민주주의를 찬양 “7월 4일 만세! 민주주의 미국 만세!”를 외쳤다.

마오쩌둥의 글에 많은 사람이 주목했고, 수많은 네티즌은 당시 사설을 리트윗하며 댓글을 달았다.

마오쩌둥은 사설에서 “해마다 이날이 되면 세상의 모든 선량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함께 기뻐한다. 미국이 새롭게 설립된 후 민주주의와 과학은 비로소 신자유의 세계에 뿌리 내렸다. 167년 매일 밤, 지구의 가장 어두운 곳에서도 자유의 여신이 든 횃불을 볼 수 있다. 그 빛은 고난에 처한 모든 사람을 따뜻하게 감싸고, 세상에 아직 희망이 있음을 느끼게 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미국에 대한 중국인의 호감은 미국 국민성에서 뿜어 나오는 민주적인 태도와 크고 넓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도 했다.

‘신화일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로,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전신(前身)이다. 마오쩌둥이 중국 공산당 당시 기관지에 이런 글을 올린 것은 아이러니한 것으로, 심지어 그의 펜 끝에서 나왔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마오쩌둥은 한때 ‘민주주의 중국’을 그렸다

마오쩌둥의 사설을 본 한 네티즌은 “참 말은 잘하네. 이 글을 쓴 사람은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오늘 학교에 안 가고 쉬어야 같은데”라며 비꼬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당시 마오쩌둥은 민주주의 슬로건을 내걸고 장제스(蔣介石)를 반대하지 않았던가? 또한 마오쩌둥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세계의 등불이라며 극찬했다”는 댓글을 남겼고, “그 당시 민주정치를 추구했던 사람들이 왜 독재정권을 택했는지 모르겠다”고 한 네티즌도 있다.

미국 독립기념일에 미국 민주주의를 칭송하는 마오쩌둥의 글이 널리 퍼진 것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이로써 네티즌들은 마오쩌둥의 질 나쁜 속임수를 간파했다.

사실 마오쩌둥은 민주주의에 대해 여러 번 언급했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한 뒤 충칭(重慶)에서 장제스와 협상할 당시, 로이터 통신 기자가 “‘민주주의 중국’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개념과 정의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마오쩌둥은 “민주주의 중국은 각급 정부에서부터 중앙정부에 이르기까지 모두 보편적이고 평등한 비밀선거에 의해 선출되며, 그들을 선출한 국민들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그런 나라가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마오쩌둥은 또한 “민주주의 중국은 쑨원(孫文)의 삼민주의(三民主義), 링컨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원칙과 루스벨트의 4가지 자유를 실현할 것”이라고 했다. 마오쩌둥의 이 같은 말들은 모두 마오쩌둥 선집(毛澤東選集) 4권에 나와 있다.

美, 마오쩌둥 말 믿고 장제스에 ‘추격 중지’ 강요

마오쩌둥은 ‘신화일보’ 등 중국 공산당 기관지를 통해 민주주의를 향한 목소리를 냈을 뿐 아니라, 직접 미국인과 민주주의에 관한 토론도 수차례 벌였다.

1944년 헨리 월리스(Henry A. Wallace) 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공산당 당사(黨史) 연구실 통신 기록에 따르면, 당시 장제스 참모장이었던 조지프 스틸웰(Joseph Stilwell) 미 장군은 ‘중국통’으로 불린 주중 미 대사관의 존 셰비츠(John S.Service) 2등 비서관을 ‘미국 군사 관찰팀’의 정치 고문으로 파견했다. 그는 일찍이 옌안(延安)에 있던 3개월 간 마오쩌둥과 수차례 대화를 나눴다.

당시 마오쩌둥은 “미국 관리들은 중국 관리들과 민주주의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중국인은 미국인의 민주적 이상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나는 미국인이 중국 곳곳을 다니는 것은 환영하지만, 국민당은 중국에 끼치는 미국인들의 영향을 우려한다. 소련의 참전 다음으로 미국인의 중국 상륙을 두려워한다”고 했다.

미국 민주주의 장점을 줄줄이 말한 마오쩌둥은 셰비츠를 속여 그의 신임을 얻는 데 성공했다. 셰비츠는 마오쩌둥과의 대화 내용을 즉시 미국 당국에 상세 보고했고, 미국이 중국의 항일전쟁 무기를 지원하면서 중국 공산당이 이끄는 군대에도 공정하게 나눠줘야 한다는 마오쩌둥의 제안에 동의했다.

1946년 해리 트루먼(Harry Truman) 당시 미 대통령의 중국 특사 조지 마셜(George Marshall)이 옌안(延安)에 있을 때 그는 마오쩌둥을 신임했다. 마셜은 트루먼에게 “나는 마오쩌둥과 긴 대화를 나눴다. 그는 어떤 불만도 없었고 최선을 다해 우리와 협력한다고 약속했다”고 보고했다.

마셜은 마오쩌둥의 중국 지배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1946년 늦은 봄, 마오쩌둥 군대가 둥베이(東北)에서 장제스 군대에 완패했을 때, 마셜은 장제스가 중국 공산당을 추격하지 못하도록 결정적인 압박을 가했다. 그로 인해 중국 공산당은 한숨 돌릴 수 있었고 마오쩌둥은 죽을 고비를 넘겼다. 즉, 마오쩌둥의 정권 찬탈은 당시 미국인의 도움으로 이뤄진 것이다.

전 세계를 속인 마오쩌둥의 공산당

<백악관의 대중(對中)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통’ – 전(前) 외교관과의 인터뷰 수기>의 저자인 진시엔홍(金先宏)은 “항일전쟁 시기 마오쩌둥의 행태는 단지 형세의 필요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했다. 중국 공산당은 미국의 지원을 받고자 끊임없이 미국 민주제도를 찬양했고  미국과 중국 공산당이 협력해 장제스를 물리치길 기대했다.

한 네티즌은 마오쩌둥의 글을 리트윗하며 “미국에 대해 ‘신화일보’ 주필이 한 말을 보라. 그들은 진심을 다해 미국을 찬미하고 진심으로 거짓말을 하며, 중국인을 속이고 전 세계를 속이고 자기 자신들조차도 속였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들은 “앞에서는 온갖 달콤한 말을 다 하고 뒤에서는 온갖 나쁜 짓을 다 했네”, “입으론 민주주의를 말하고 독재정치의 길을 걷다니, 말만 번지르르하게 한 거였구나” 등의 댓글을 달았다.

시사평론가 란수(藍述)는 “마오쩌둥은 희대의 사기꾼이다. 미국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미국 민주주의 만세’를 외치더니 정권을 찬탈한 뒤 독재를 일삼았다”며 “마오쩌둥은 제일의 정치 사기꾼이자 중국 국민의 가장 흉악한 적”이라고 했다.

란수는 또한 “미국 독립기념일에 민주주의에 대해 찬양하는 마오쩌둥의 글이 돈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과 마오쩌둥에 대한 통렬한 풍자다. 여기에는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네티즌들의 열망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국민들도 언젠가 민주주의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