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드산티스 주지사, 주 기금 투자 목록에서 ESG 관련 의제 삭제

김태영
2022년 08월 25일 오전 11:33 업데이트: 2022년 08월 25일 오전 11:33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가 8월 23일, ESG 관련 의제에 투자하지 않도록 규제하는 결의안을 플로리다주 행정위원회(State Board of Administration, SBA) 이사들과 함께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기업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기업이 경영 활동을 할 때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드산티스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ESG 경영 방식과 다양성·포용성·형평성을 기치로 내건 기업들은 투자 우선순위를 왜곡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미국인들은 좌파 사상이 담긴 의제를 점점 더 많이 강요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의안에 따라 플로리다 주민들을 위한 기금이 유권자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상반된 정책을 시행하는 데 쓰이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결의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최근 드산티스 주지사가 플로리다 주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앞서 드산티스 주지사는 7월 27일 성명에서 “우리는 월스트리트 금융회사, 빅테크 기업 등 엘리트 기업들이 투표를 통해서는 이룰 수 없는 정책들을 그들의 영향력을 이용해 이루는 것을 지켜봐 왔다”며 플로리다주가 주민들을 위해 ESG에 대한 규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드산티스 주지사는 또한 내년에 주 의회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ESG 지표를 사회적 신용 점수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도 발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그는 기업에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 ESG 지표를 사회적 신용 점수로 사용하는 문제를 주(州) 행정위원회에서 해결하기 위해 다른 주와도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드산티스 주지사는 “여러 주에서 이 일(기업에 ESG 지표 적용을 중단하는 일)에 동참한다면 관련 문제를 제대로 점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같은 생각을 가진 주들이 함께 해주기를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ESG 배후에 ‘사악한 세력’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는 시각도 있다.

‘인종 마르크스주의’를 집필한 미국의 작가이자 문화 비평가 제임스 린제이는 ESG에 대해 “기업을 흔들기 위한 ‘(가짜) 사회정의 전사들’의 무기이자 ‘하나의 세계 정부(one world government)’를 신봉하는 사람들의 도구”라고 묘사했다. 그는 “그들은 ESG 사회적 신용 점수, 환경 정의 등을 앞세워 공산주의 사상을 서구에 침투시키기 위해 기업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금융회사 스트라이브의 공동 설립자이자 정치 평론가 비벡 라마스와미는 영문판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ESG 경영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라며 “결과적으로 기업들은 더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렵게 되고 국가는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의제를 채택하도록 사회적 강요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이팔 창업자이자 벤처 투자자인 피터 틸은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2022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ESG는 중국 공산당과 유사한 점이 많다”며 “이 둘은 모두 통치에 관심이 많다. 환경 보호는 통제를 위한 구실”이라고 주장했다.

플로리다 하원의원 폴 레너는 “ESG 문제는 기업의 재정 문제일 뿐 아니라 미국의 국가 안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ESG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가게 되면 기업들은 자금 조달 능력이 막히게 되고 농업 등의 관련 산업군에도 큰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ESG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공화당의 차기 유망 대권 주자인 드산티스의 향후 행보가 지지율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그의 일언일행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