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도시 주민들, 시장·시의회 고소 “경찰 해체로 치안 불안”

윤건우
2020년 10월 21일 오후 4:44 업데이트: 2020년 10월 21일 오후 5:00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주민들이 19일(현지 시각) 미니애폴리스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고소 내용에 따르면 원고 측은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과 시의회가 ‘경찰 해체’, ‘경찰 예산 삭감’ 등을 밀어붙여 지역을 위험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주민 8명은 미니애폴리스 노스 사이드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 지역은 도시 내 타지역에 비해 폭력 범죄율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원고 측 변호사인 제임스 디키는 “미니애폴리는 현재 최소 수준의 치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 정도로 지역경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미니애폴리스시 헌장(Charter)에 따르면, 시의회는 주민 1인당 최소 0.0017명의 경찰 인력을 지원해야 한다. 미니애폴리스 전체 인구 42만5천명에 약 730명의 경찰이 필요하단 의미다.

그러나 최근 경찰 해체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전례없이 많은 경찰관들이 은퇴, 휴직, 병가 등으로 자리를 뜨고 있지만, 신규 경찰관을 대체하지 않고 있다”고 디키는 지적했다.

디키는 시 헌장에 규정된 충분한 경찰력으로 미니애폴리스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을 나타내는 어떠한 것도 시로부터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니애폴리스는 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하면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촉발된 곳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 전역 곳곳에서 인종차별 반대 및 경찰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미니애폴리스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가 폭동 사태로 비화해 지역 주민들에게 큰 불안을 주고 있다.

시위대는 구체적으로 경찰 예산 삭감, 경찰서 폐쇄 등의 경찰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민주당 소속 시장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역시 시위대 요구를 받아들여 경찰 해체를 추진 중이다.

미니애폴리스 시의회는 플로이드 사망 한달 뒤 경찰 예산 110만 달러를 삭감하는 데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삭감한 예산은 보건부로 이동하기로 했다. 지난 8월에는 경찰서 해체 여부에 대해 주민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이처럼 시의회 내부에서는 경찰 해체를 두고 논의가 오가고 있지만, 경찰 예산 삭감과 인력 부족으로 인해 치안 불안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돈 사무엘 전 의원은 폭스뉴스에 “지금은 우리가 삶을 살 수 없을 정도로 폭력이 증가한 비상 시기”라며 “우리는 매일 밤마다 총소리를 들었고, 아이들은 밖으로 나가 놀 수 없다”고 말했다.

사무엘 의원은 “코로나 격리와 함께 실내에 갇혀 있다”면서 “우리는 폭력 상승에 대해 통계적으로 입증했고, 이제 이것이 우리의 법적 조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시의회가 우리의 외침을 듣지 않고 우리가 체감하는 것을 그들이 체감하지 않는다고 보이기 때문”이라며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원고인 캐시 스판은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 동네 어느 블록에서든 매일 밤 총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매일 밤마다!”라고 전했다.

미니애폴리스 헤네핀 카운티의 판사 제이미 앤더슨은 이날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 향후 3개월 이내 판사가 원고 측 요청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